서울레이스 중 KAIST 대학원생 사망
황영조 "기록보다 몸 상태 우선해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20대 여성이 결승선을 불과 500m 앞두고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이 무리한 기록 경쟁을 경계하며 안전한 달리기를 당부했다.


12일 서울레이스 조직위원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조직위는 "11일 오전 8시49분경 서울레이스 하프코스 참가자가 20.6km 지점에서 쓰러지는 응급상황이 발생했다"며 "현장 응급조치 후 119 구급차로 의료기관에 이송해 치료를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갑작스러운 슬픔을 마주하신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마라톤 결승선 500m 앞두고 쓰러진 카이스트 러너… 황영조 "포기할 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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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2시간 러닝…마라톤에 열정 쏟은 대학원생

숨진 참가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연구하던 20대 여성 유지원씨로 알려졌다. 유씨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꾸준히 마라톤에 참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한 러닝 전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유씨는 2022년 달리기를 시작해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기록 단축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오전 9시 연구실에 출근해 연구와 수업을 마친 뒤 오후 8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달리는 생활을 이어갔다. 운동을 마치고 다시 연구실로 돌아가는 날도 있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고인의 생전 인터뷰 영상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추모의 글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멋진 러너라고 생각하며 늘 응원 하던 선수였다", "젊은 인재의 비보에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황영조 "엘리트 선수도 기권하는데…포기할 줄 알아야"

러닝 열풍이 확산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가운데 사건·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9일 강원 춘천시에서 열린 블랙야크 산악 마라톤 행사에서는 40대 남성이 검봉산을 오르던 중 쓰러져 숨졌다. 당시 46세 남성은 약 7.61㎞ 코스에 참가했다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소방헬기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 황 감독 유튜브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 황 감독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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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마라톤 대회 참가자의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리한 기록 경쟁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 감독은 마라톤 대회 중 발생하는 사망 사고에 우려를 나타내며 충분한 준비 없이 대회에 출전하거나 기록에 집착하는 달리기 문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문 선수들도 경기 도중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기권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평소 충분한 훈련을 받는 엘리트 선수들과 달리 일반 참가자들은 수면 부족이나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몸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황 감독은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잘 뛰는 사람이다"라며 무조건 완주하기보다는 자신의 몸 상태를 판단하고 멈출 줄 아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리한 기록 단축에도 경고를 보냈다. 그는 "사고는 기록, 순위, 욕심, 무리한 레이스에서 생긴다"며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마라톤이라고 해서 많은 분이 극복하려고 하지만 동호인, 아마추어들은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대회 주최 측의 안전관리 강화도 주문했다. 황 감독은 일부 대회의 응급 대응 체계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참가 규모와 코스에 맞는 구급차 배치 등 신속한 응급조치가 가능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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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SNS를 통해 마라톤 기록을 공유하고 개인 최고 기록을 경쟁적으로 단축하려는 분위기도 언급했다. 달리기는 건강을 위한 활동인 만큼 기록보다 즐거움과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취지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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