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규모 석화설비 투자
TC2C 기술 세계 최대 적용
판로·산단 구조조정 등 변수

에쓰오일이 9조원 넘게 투자한 석유화학 생산시설 '샤힌 프로젝트'의 내년 초 상업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원유 전환 기술로 생산원가를 낮추고 국내외 판로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공급과잉에 따른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존 업체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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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조성 중인 샤힌 프로젝트의 시운전을 준비하고 있다. 공정별 점검을 거쳐 올 4분기 시운전에 나선 뒤 내년 초 상업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총 9조2580억원을 투입한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설비 투자사업이다. 연간 에틸렌 180만t, 프로필렌 77만t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에틸렌 상당량은 자체 소비해 폴리에틸렌(PE)을 연간 최대 132만t 생산한다. 내년 중 가동률을 최대 생산능력 수준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핵심은 원가 경쟁력이다. 모회사인 사우디아람코가 개발한 열분해 원유 직접 전환(TC2C) 기술이 세계 최초로 상업 적용된다. 원유와 정유공정에서 나오는 저부가가치 유분을 석유화학 원료로 바꾸는 기술이다. 나프타를 주원료로 쓰는 기존 나프타분해시설(NCC)보다 다양한 원료를 활용해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자체 발전설비와 폐열 회수 기술도 적용한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원료비를 제외한 샤힌의 에틸렌 생산 손익분기점을 t당 171달러로 추정했다. 기존 국내 NCC 업체의 250달러보다 79달러 낮다. 전력비와 인건비 절감 등을 반영한 수치다.

판로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2월 사우디아람코 계열사 사빅(SABIC)과 5년간 약 5조5000억원 규모의 PE 수출 마케팅 계약을 맺었다. 사빅의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해 해외 판매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울산·온산 지역 후속 가공업체에 기초유분을 공급할 배관망 설치를 마쳤다. 시제품을 제공하고 공급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배관 공급은 선박 운송보다 공급 차질 위험과 운송비를 줄일 수 있다. 에쓰오일은 내수와 수출 비중을 대략 절반씩 가져가되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다.


다만 기존 업체와의 경쟁은 심화할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에 대응해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을 연간 270만~370만t 줄이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대산·여수 산단의 감축 계획은 총 249만t이지만 샤힌 가동으로 연간 180만t의 생산능력이 추가된다. 에틸렌 상당량을 자체 소비하더라도 PE 생산능력이 최대 132만t 늘어 기존 업체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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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산단 구조조정도 변수다. 에쓰오일·SK지오센트릭·대한유화는 감축 규모와 대상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고효율 신규 설비인 샤힌을 감축 대상에서 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업체에만 부담을 지우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에쓰오일도 상업가동 이후 감가상각비가 반영되는 만큼 조기에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수익성 확보의 관건이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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