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금융보안]⑧
IMF, 13일 공개 GFSR서 사이버 위협 핵심 리스크 지적
당국, 주체별 핵심 인프라·전염 채널 등 매핑해 시각화해야
시스템 전체 복원력 테스트 필요…외주 인프라 리스크까지 감독

AI 자산 가격 조정 여파·인플레이션 재발 및 재정 우려도 핵심 리스크
IMF 부국장 "횡제세 얻은 국가, 상황 악화 대비해야"
통화 긴축+재정 완화 경계…"오른손과 왼손 반대 방향 움직이는 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사이버 금융 위협에 맞서기 위해 각국 금융 당국의 대응 구조 역시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가 나왔다. 각 주체 간 핵심 인프라와 전염 채널 등을 지도화(매핑)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스템 전체의 복원력을 테스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 부족 문제에 직면한 일부 아시아 국가 당국의 경우 가장 큰 사이버 위협이자 방어 수단인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위협 맞선 금융당국, 대응구조 전면 개편해야"…IMF의 제언은
AD
원본보기 아이콘

"당국, '사이버 매핑' 먼저…은행뿐 아니라 에너지·테크기업 포괄"

IMF는 13일 공개한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GFSR)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사이버 금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당국의 사이버 매핑은 금융 부문의 서로 다른 주체 간 핵심 인프라와 전염 채널, 운영 집중도 등을 명확히 시각화하고 지도화하는 작업이다. 여기엔 금융기관뿐 아니라 에너지 공급 기관, 인프라를 제공하는 테크기업 등을 포괄해야 한다는 게 IMF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식별된 핵심 인프라를 바탕으로 시스템 전체의 복원력을 테스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많은 금융기관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외주업체 등 제3자에게 운영을 위탁하고 있기 때문에 외주 인프라의 리스크까지 감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아시아 국가의 경우 AI가 모니터링, 위협 탐지, 자동화된 대응 강화를 통해 전문성 부족을 메울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AI는 동시에 사이버 위협의 주요 수단이기도 해 활용하되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책적 우선순위는 각 국가의 사이버 성숙도에 따라 달리 수립돼야 한다고 했다. 선진국은 핵심 비즈니스 서비스 식별, 장애에 대한 영향 허용 범위 설정, 운영 의존성 지도화, 정기적인 복원력 테스트 실시 등이 광범위하게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은 고도화된 AI 관련 감독 프레임워크를 도입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사이버 위생(Cyber hygiene), 사고 보고 체계, 위기 대응 공조, 감독 역량 확보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저소득국은 희소한 자원에 대한 필수적인 통제 장치 마련과 핵심 인프라 보호에 집중해야 한다고 봤다.

IMF는 "금융이 디지털화되고 상호 연결됨에 따라 지급결제, 거래 등에 영향을 미치는 대형 사이버 공격은 큰 손실을 유발하고 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은행뿐 아니라 금융시장 인프라,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소프트웨어 벤더와 같은 핵심 노드(Critical node)에 사이버 공격에 따른 운영 장애가 발생하면 즉시 광범위한 신뢰 충격을 빚고, 스트레스를 전염시키면서 신용 및 금융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리스크가 즉각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 취약성과 결합해 증폭되면 주요 금융 중개 기능과 신용 공급에 차질을 빚고 심각한 경제적 부작용을 초래하는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Athanasios Vamvakidis) 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은 보고서 공개에 앞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기가 터진 뒤에야 반응하는 방식은 안 된다. 당국의 대응은 선제적이어야 하고, 기술 자체가 감독 및 전문성의 핵심 요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Athanasios Vamvakidis) 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이 지난 8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GFSR) 내 토큰화 챕터 공개 행사 후 열린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Athanasios Vamvakidis) 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이 지난 8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GFSR) 내 토큰화 챕터 공개 행사 후 열린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

원본보기 아이콘

"통화 긴축+재정 완화? 오른손과 왼손 반대 방향 움직이는 꼴"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금융 여건의 급격한 긴축과 시장 혼란을 유발할 수 있는 세 가지 핵심 리스크로 사이버 위협과 함께 AI 관련 자산 가격 조정과 조정의 여파, 인플레이션 재발 및 재정 우려를 꼽았다.


지금까지 AI 생태계의 핵심 기업이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AI 관련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완화했으나, AI 분야의 투자 및 수익성이 약화되거나 지속성이 떨어질 경우 레버리지 확대, 집중된 위험 노출, 순환적 자금 조달 구조와 맞물려 AI 관련 자산 가격의 조정이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글로벌 AI 산업 동향에 민감한 금융시장을 보유한 국가나, AI 자산을 상당 수준 보유한 국가는 부의 역효과(negative wealth effects)나 급격한 시장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재발이나 재정 우려는 국채 금리의 급등을 유발하고 광범위한 시장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과 같이 반도체 호황 등으로 세수가 급격히 늘어난 국가의 경우 경기가 좋을 때 지출을 늘리지 말고 상황 악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밤바키디스 부국장은 "한국의 주식 시장이 앞서 좋은 성과를 냈고, 한국이 세계 경제의 가장 강력한 동력인 AI 발전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해 재정 측면에서도 상당한 혜택과 세수가 발생한 건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런 환경에서 정책 입안자가 유념해야 할 건 재정 정책의 적절한 운용이라고 강조했다. 경기가 좋을 때 지출을 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밤바키디스 부국장은 "경기가 좋을 때 축적하고 나쁠 때 써야 한다"며 "통화정책은 긴축하는데 재정정책을 완화한다면 오른손과 왼손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AD

특히 한국과 같이 '횡제세'를 얻은 국가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밤바키디스 부국장은 "무분별한 지출은 다른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 AI 분야의 미래 불확실성이나 상황 악화를 대비해 이런 우발적 수입의 일부를 우선 저축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세수가 지속되더라도 이를 즉시 다 써버리기보다는 미래를 도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