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쇼크, 벼랑 끝 K산업|자동차]③신흥국→유럽 생산공장 넓히는 중국, 부품업체까지 '인해전술'
BYD, 인도·태국 넘어 헝가리·북미 까지
체리車는 스페인서 현지 생산 나서
내수 부진에 해외 현지생산 확대
관세·물류비 줄여 가격 절반대로
배터리·부품업체 인접지역 공략
글로벌 부품사 순위 미국·독일 제쳐
100대 글로벌 부품 업체 가운데 中업체 17곳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이제 세계 곳곳에 공장을 세우며 자동차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중국 내 대량생산과 저가 수출을 앞세운 데서 나아가 동남아시아와 브라질, 유럽까지 생산기지를 넓히는 것이다. 현지 공장 건설과 기존 생산시설 인수로 관세 장벽을 넘고, 배터리·부품업체들의 동반 진출로 해외 공급망까지 구축하는 전략이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해외 확장은 한국 완성차와 부품업계의 입지를 동시에 위협하는 요인이다. 중국 업체들이 현지 생산으로 가격을 낮추면 한국 완성차 업체는 주요 수출 시장에서 가격 경쟁의 압박을 받게 된다. 동반 진출한 중국 부품업체들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공급처를 넓히면서 한국 부품업계의 납품 물량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5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10월 이후 2026년 초까지 중국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15곳 이상이 해외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올해 2월 기준 계획된 투자액은 총 700억위안 수준으로 집계됐다.
신흥시장 넘어 유럽까지…세계 각지로 생산 거점 확대
중국 업체들의 생산 거점은 태국·브라질·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유럽으로 확대되고 있다. 비야디(BYD)는 태국과 브라질 등에서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헝가리 공장 건설도 추진해 왔다. 체리자동차는 스페인에서 생산에 나섰고, 지리자동차와 샤오펑 등도 유럽 내 생산시설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 생산 확대를 촉진하는 요인은 통상 규제 강화다. 유럽연합(EU)은 2024년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태국은 전기차 보조금 제도와 연계해 수입 차량 대비 현지 생산 의무를 강화하고 있으며, 브라질도 전기차 수입관세를 단계적으로 올려 2026년 35%까지 높였다.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수출하는 방식만으로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현지 생산은 관세 부담과 물류비를 줄이고 현지 조달 요건에 대응하는 데 유리하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료를 보면 태국에서 판매되는 BYD 아토3 스탠더드 모델 가격은 2022년 110만바트에서 현지 생산 이후 63만바트 수준으로 낮아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완성차로 수입되던 MG4 전기차 가격이 현지 생산을 거치며 6억9000만루피아에서 4억3000만루피아로 하락했다. 중국 업체들이 해외에서도 생산비용을 낮추면 같은 시장에서 차량을 판매하는 한국 완성차 업체의 가격 경쟁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내수 부진도 해외 시장 공략을 이끄는 배경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316만2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8% 감소했다.
반면 수출은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같은 기간 중국 자동차 수출은 74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신에너지차 수출은 346만대로 70% 늘었다. 8월 전체 수출은 105만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많았다. CPCA는 올해 중국 자동차 업계의 해외 판매량이 지난해 830만대보다 약 44% 늘어난 12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부품도 동반 진출…유럽 인접 지역에 공급망 구축
완성차 업체에 이어 배터리와 전장·섀시 등 부품업체들도 주요 시장 인근에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로코가 중국 부품업체의 신규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과 가깝고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이 가능하며, 토지·인건비와 세제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생산시설과 부품 공급망이 함께 해외로 이동하면 중국 업체들은 현지 생산 차량에 부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글로벌 고객사와의 거래도 확대할 수 있다. 한국 부품업체들도 중국 기업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납품 물량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글로벌 부품업체 순위에서도 중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2026년 발표한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사 순위에는 중국 기업 17곳이 이름을 올렸다. 2025년의 15곳에서 2곳 늘어난 수치다. 일본(23곳)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으며, 미국(16곳)과 독일(15곳)을 앞섰다. 해당 순위는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순정부품(OE) 매출을 기준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은 2025년 OE 매출이 전년보다 약 25% 증가한 440억5800만달러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중국 자동차 내장재 업체 옌펑은 15위를 차지했다. 배터리를 넘어 내장재와 전장 등 다양한 분야의 중국 기업들이 상위 100위권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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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호 한국자동차연구원 기술정책실 책임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내 완성차 생산·수출 증가세, 중국 완성차의 해외 생산 확대 등을 고려하면 글로벌 부품산업 내 중국 기업의 입지는 향후 수년간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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