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지역적 이해에 운용 독립성 훼손 우려

첫 출범 KIC 노조 "일방적 지방 이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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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 출범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KIC 노조가 처음 내건 기치는 '일방적 본사 이전' 반대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객관적인 영향을 검토하고 모든 이해당사자 간 협의를 거쳐 신중히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13일 KIC노조는 설립 이후 첫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KIC노조는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정책 취지 자체를 부정하지 않지만, 국부펀드 본사를 운용상 필요와 무관한 논리로 충분한 검토 없이 옮기려는 시도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KIC노조는 해외 투자라는 목적이 분명한 KIC를 옮길 명분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해외 투자는 자본과 정보, 전문인력, 운용사와 법률·회계 서비스가 상시 교류하는 네트워크 산업이라 노르웨이 NBIM, 싱가포르 GIC 등 세계 상위 국부펀드 대부분이 수도 또는 금융중심지에 자리하고 있다"며 "서울이 제40차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역대 최고인 7위에 오른 지금 공사를 이전하는 것은 어렵게 쌓은 금융 집적 효과를 스스로 허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단기적 정책성과나 정치적·지역적 이해관계에 국부펀드의 운용 독립성이 흔들리는 것을 우려했다. KIC노조는 "한국투자공사법 제정 당시 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며 "운용상 필요와 무관한 외부 결정으로 본사 소재지가 바뀌는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조직 운영을 넘어 투자 의사결정의 독립성 신뢰에도 그 영향이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KIC 노조는 일방적인 본사 이전 추진을 중단하고 이전 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요구했다. 국부 운용역량, 운용 독립성, 국가 금융경쟁력, 구성원 유지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물리적 이전 외에 공사가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할 대안을 검토하는 한편 모든 과정에서 노·사·정 간 실질적인 협의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IC 본사를 전북특별자치도에 두도록 하는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예금보험공사와 새마을금고중앙회, 한국벤처투자, 한국은행의 주된 사무소도 함께 옮기는 이른바 '전북 제3금융중심지 도약 패키지 5법'이다.


정부도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수도권 잔류 최소화 등을 포함한 5대 원칙을 제시하고 올해 4분기 중 이전계획을 확정한 뒤 2027년부터 선도기관 이전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KIC는 아직 이전 대상으로 확정되진 않았지만 계속 거론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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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노조는 이같은 분위기를 계기로 설립됐다. 2005년 KIC 설립 이후 처음으로 결성된 노조에는 가입대상자의 약 85%가 가입할 정도로 내부 지지를 얻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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