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 밥값 1600만원 낼 바엔 집 산다"…식장도 빈소도 싹 지운 2030
예식장·스드메 비용 평균 2112만원
비용과 형식보다 당사자 뜻에 무게
서울 결혼식장의 1인당 식대 중간값이 8만원으로 오르고, 예식장과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에 들어가는 평균 계약금액이 2100만원을 넘어서면서 예식을 생략하는 '노 웨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례에서도 조문객을 받는 빈소를 마련하지 않고 가족끼리 고인을 배웅하는 사례가 늘면서 경조사 의례의 규모와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서울 결혼식장의 1인당 식대 중간값이 8만원으로 오르고, 예식장과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에 들어가는 평균 계약금액이 2100만원을 넘어서면서 예식을 생략하는 '노 웨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경제
13일 연합뉴스는 노 웨딩은 하객 수를 줄여 예식을 간소화하는 스몰 웨딩에서 더 나아가 통상적인 결혼식 자체를 생략하는 방식을 비롯해 과거와 달리 관혼상제를 줄이는 방식이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가 소개한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남편과 결혼식을 하지 말고 그 비용을 아껴서 집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미래를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예식비에 노 웨딩 선택…장례도 가족 중심으로 변화
실제 비용 부담은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을 인용한 12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10월 예식 기준 전국 예식장·스드메 평균 계약금액은 211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1946만원보다 166만원(8.5%) 늘었다. 예식장 평균 계약금액은 1606만원에서 1788만원으로 11.3% 올랐다.
반면 스드메 평균 계약금액은 340만원에서 324만원으로 4.7% 줄었다. 촬영·드레스·메이크업 비용이 낮아졌지만, 예식장 비용 상승 폭이 이를 웃돌면서 전체 부담이 커진 것이다. 결혼식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식대다. 참가격의 올해 8월 지역별 평균 계약금액 통계에서는 전국 평균 결혼 서비스 비용 2213만원 중 식대가 1358만원으로 61.4%를 차지했다. 이는 하객 식사비의 총액 평균이며, 1인당 식대와는 구분된다.
금전적 부담만이 이유는 아니다. 청첩장 모임과 하객 관리, 예물·예단 조율에 드는 시간과 감정 소모를 줄이고 싶다는 요구도 있다. 지인들에게 축의금 부담을 지우지 않고 부부가 원하는 방식으로 출발하겠다는 인식이 노 웨딩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경제
원본보기 아이콘같은 달 1인당 식대 중간값은 전국 6만원, 서울 8만원, 경인 지역 6만2000원이었다. 서울은 1년 전 7만7000원보다 3000원(3.9%), 경인 지역은 6만원보다 2000원(3.3%) 올랐다. 전국 중간값은 전년과 같아 수도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식사 방식에 따라서도 차이가 컸다. 소비자원이 발표한 올해 2월 조사에서는 1인당 평균 식대가 코스식 11만9000원, 뷔페식 6만2000원, 한상차림 5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예식 비용을 비교할 때는 식사 단가와 함께 계약상 최소보증인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의 1인당 식대 중간값인 8만원을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하객 200명의 식사비는 1600만원, 300명은 2400만원이다. 대관료와 장식비, 스드메 비용을 더하기 전 금액이다. 최소보증인원을 정한 계약에서는 실제 참석자가 적더라도 약정 인원에 해당하는 식대를 부담할 수 있다. 이러한 결혼 서비스 비용은 예식장과 스드메 등을 기준으로 한 금액이다. 신혼집 마련이나 혼수 등 결혼생활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자금 전체를 뜻하지는 않는다.
비용·관계 부담 덜고 가족에 집중
금전적 부담만이 이유는 아니다. 청첩장 모임과 하객 관리, 예물·예단 조율에 드는 시간과 감정 소모를 줄이고 싶다는 요구도 있다. 지인들에게 축의금 부담을 지우지 않고 부부가 원하는 방식으로 출발하겠다는 인식이 노 웨딩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례 문화에서도 간소화 흐름이 나타난다. 무 빈소 장례는 조문객을 맞는 빈소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안치·입관·발인·화장 등 필요한 절차를 가족 중심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빈소 사용과 조문객 접대에 드는 부담을 줄이면서 고인을 추모하는 데 집중하려는 선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무 빈소 장례는 2만5045건으로, 2021년 1만5672건보다 약 60% 증가했다. 전체 장례식장 이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9%에서 7.1%로 높아졌다.
장례 방식의 변화를 원하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한국상조보증공제조합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2.4%가 기존 장례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2015년 평균 장례비용인 약 1380만원을 제시한 2024년 조사에서는 78.9%가 부담스럽다고 평가했다. 조용준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장례 방식의 변화를 원하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한국상조보증공제조합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2.4%가 기존 장례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2015년 평균 장례비용인 약 1380만원을 제시한 2024년 조사에서는 78.9%가 부담스럽다고 평가했다. 축의금과 부의금은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상부상조의 기능을 해왔다. 다만 교류가 뜸한 지인의 경조사까지 의무적으로 챙겨야 한다고 느끼면서 일부에게는 관계를 유지하는 비용과 부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비용 절감과 가치관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자신과 가족의 만족을 중시하고 필요한 곳에 지출하려는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도 공적 성격이 강했던 의례가 가까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사적 의례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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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의례를 줄이는 과정에서 소식을 전해야 할 사람들까지 배제하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 교수는 의례를 간소화하더라도 알려야 할 이들에게 충분히 소식을 전해 부작용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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