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24%였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7.2%다. 반도체가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는 사이 다른 주력 산업의 경쟁력은 약해지고 있다는 경고다.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주최한 경제포럼에서 나온 다양한 진단을 종합하면 '반도체 호황이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준 것은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로 압축된다.
장기성장률이 5년마다 1%포인트씩 떨어지는 추세를 바꾸지 못하면 2030년부터 역성장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는 섬뜩하다. 불과 4년 뒤다. 재정 확대나 금리 인하로 당장의 경기를 떠받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경제의 기초 체력까지 튼튼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런 경고가 처음도 아니다. 그럼에도 왜 개혁은 늘 뒷전으로 밀리는가.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정치·관료·기업 사이 견제와 균형의 붕괴 문제는 뼈아프다.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데 정치는 권력 다툼에 빠져 있다는 질타다. 산업 재편에는 일자리와 지역경제의 고통이 따르고, 노동 개혁에는 이해관계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를 조정하고 합의를 이끌어야 할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하면 구조 개혁은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중국의 공세에 밀리는 철강·석유화학 업계의 사업 재편이 시급하다. 정부는 노동자의 전직·재교육을 지원하고, 부담이 일부 지역과 노동자에게 쏠리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책임이 있다. 새로운 기술과 기업의 진입을 가로막는 규제도 더는 방치할 수 없다. 더 근본적으로는 창의적인 인재와 아이디어가 성장의 원천이 되도록 교육과 연구개발, 보상체계까지 바꿔야 한다. 어느 하나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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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나쁠 때는 충격이 두려워 개혁을 미루고, 호황기에는 필요성을 잊어버리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호황에는 끝이 있고 산업 체질을 바꾸는 일은 그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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