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실 잃은 조선 등 '인재 잔혹사'
영입에서 성장까지 함께 고민해야

[K우먼톡]콜럼버스와 마젤란을 놓친 포르투갈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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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방문한 포르투갈, 영국에 앞서 15세기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이룬 포르투갈이지만 후세에 두고두고 역사의 후회를 남긴 두 인물이 콜럼버스와 마젤란이라 한다.


15세기 포르투갈은 인재의 나라였다. 엔히크 왕자는 바닷길 항해를 위해 국적, 출신을 마다하지 않고 항해사, 지도제작자, 천문학자를 불러 모았다. 같은 시기 조선엔 세종이 있었고, 세종 역시 관노 출신 장영실을 등용하고 명나라에 보내 천문 기구를 익히게 했다.

1434년, 엔히크 왕자의 배가 '세상의 끝'이라 불리던 보자도르 곶을 처음 넘던 바로 그해, 장영실은 자격루를 완성했다. 유라시아 양 끝단의 두 리더가 비슷한 시기 인재로 새 시대를 열고자 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결정적인 두 인재를 놓쳤다. 서쪽 항로로 아시아에 닿겠다는 콜럼버스의 제안은 포르투갈 전문가들에게 거절당했다. 그의 거리 계산이 틀렸다는 판단은 옳았지만, 이후 스페인 후원으로 그는 결국 아메리카 항로를 열었다.

포르투갈 출신 마젤란 역시 자국 왕에게 외면당한 뒤 스페인으로 건너갔다. 이미 동쪽 항로를 확보한 포르투갈에 그의 계획은 굳이 필요하지 않은 투자였다. 1519년 출항한 마젤란 함대는 항해 도중 그의 사망에도 항해를 이어가 3년 만에 세계 일주를 완수했다. 포르투갈이 놓친 인재가 스페인의 황금기를 연 셈이다.


조선의 역사에서도 1442년, 장영실은 제작을 감독한 임금의 가마가 부서진 일로 벌을 받은 뒤 기록에서 사라진다. 조선 과학의 황금기를 이끈 인재의 마지막이 어떠했는지 우리는 알지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기업의 평가는 대개 그 순간의 기준으로는 틀리지 않는다. 다만 평가 기준이 '지금의 정답'에만 맞춰져 있을 때, 미래를 바꿀 인재는 그 기준 밖에 서게 된다. 같은 인재도 조직이 설정한 문제와 전략에 따라 위험 요소가 되기도 하고, 미래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최근 방한한 뉴욕대(NYU) 탠던공대 후안 데 파블로 학장의 'Solving the Problems that Cannot Wait(더는 기다릴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다)' 강연에서, 뉴욕대 역시 인류 난제를 풀 "the best and the brightest(가장 뛰어나고 명석한)" 인재 영입을 강조했던 발언이 인상 깊었다. 국가, 기업, 대학을 막론하고, 인공지능(AI)에 대항해 시대의 인재 경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AI 첨단산업으로 새로운 도약기를 맞은 한국 기업에 과거 역사가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첫째, 인재 채용에 있어 우리 조직의 '기다릴 수 없는 문제'를 파악해 "이 사람이 오면 무엇을 바꿀 것인가"를 한 문장으로 써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관련된 구체적인 채용 니드가 인재 채용의 직무기술서에 명시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둘째, 모은 인재를 붙잡을 힘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인재 영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확보된 인재의 권한, 성장 경로를 함께 고민하고 관리해야 한다. 얼마 전 중국업체로의 반도체 인재 이탈 이슈가 사회 문제가 됐듯, 인재 이탈은 곧 경쟁업체의 인재 영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젤란의 역량은 하급 군인으로 참전한 포르투갈의 인도·말라카 항해에서 길러졌다. 하지만 마누엘 1세 당시 조직 내부의 모함과 지도층의 불신으로 결국 열매는 숙적 스페인의 몫이 됐다. 인재는 떠난 뒤 조직의 서사에 남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을 때 활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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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경 유니코써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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