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대 카메라로 100인조 오케스트라 촬영
쇼스타코비치 '레닌그라드'·라벨 '볼레로'
손열음 “공연장과 다른 생생한 음향적 쾌감”
클래식 연주회 실황을 극장의 대형 화면과 풍성한 돌비 애트모스 입체음향으로 만날 수 있는 영화 '고잉홈프로젝트: 라벨&쇼스타코비치 인 시네마'가 오는 17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영화를 제작한 씨콘박스의 성유진 대표는 12일 CGV여의도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지난달 사전 시사회에 참여한 한 관객의 리뷰를 언급하며 "클래식 음악을 꼭꼭 씹어 먹는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에는 지난해 7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고잉홈프로젝트 정기연주회 모습이 담겼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와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를 연주했다. 고잉홈프로젝트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 플루티스트 조성현 등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해온 국내외 연주자들이 모여 2022년 창단한 오케스트라다.
최진 톤마이스터, 손열음 피아니스트, 성유진 씨콘박스 대표(왼쪽부터)가 12일 여의도CGV에서 열린 '고잉홈프로젝트: 라벨&쇼스타코비치 인 시네마' 시사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씨콘박스
이날 시사회에 함께한 손열음은 "쇼스타코비치의 '레닌그라드'와 라벨의 '볼레로'는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음향적 효과가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라며 "공연장에서보다 영화관에서 더 생생한 음향적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100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12대의 4K 카메라로 담았다. 객석에서는 보기 힘든 개별 연주자의 표정까지 생생하게 구현됐다. 손열음은 특히 음악이 점차 고조되는 '레닌그라드' 1악장을 주목할 장면으로 꼽으며 "한 사람 한 사람씩 악기를 달리 비춰가면서 연출해 연주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됐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어느 부분에서 어떤 악기를 조명해야 하는지 치밀하게 콘티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주자들의 눈빛이나 자신의 파트가 쉴 때 동료들의 연주를 감상하는 모습, 단원들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호흡을 맞추는 모습 등 공연장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약 10년 전 예술의전당이 공연 영상화 사업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을 시작할 무렵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당시 대형 스크린과 웅장한 음향을 통해 공연 영상을 감상하는 방식의 가능성을 확인한 뒤, 이를 상업 영화관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기를 기다려왔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공연예술 실황이 오래전부터 영화관에서 상영돼 왔고, 국내에서도 메가박스가 2013년부터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를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다. 다만 성 대표는 국내 클래식 오케스트라의 공연 실황을 영화로 제작해 상업 영화관에서 개봉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음향에는 앞뒤·좌우뿐 아니라 높이와 이동감까지 구현하는 입체음향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했다. 녹음과 믹싱을 맡은 최진 톤마이스터는 "돌비 애트모스는 세세한 부분을 모두 챙기면서도 공간감을 함께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총주에서도 각 악기의 디테일까지 들을 수 있도록 작은 부분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신경 썼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는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울림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잉홈프로젝트가 별도의 지휘자 없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라는 특징은 영상에서 더욱 부각된다. 연주시간이 70~80분에 이르는 '레닌그라드' 같은 대규모 교향곡을 지휘자 없이 연주하는 것은 흔치 않다. 그러나 손열음은 이를 연주력을 과시하기 위한 실험이나 묘기로 보는 시선에는 선을 그었다.
손열음은 "지휘자가 있을 경우 연주자들은 지휘자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일사불란하게 쫓아가기만 하면서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휘자가 없는 고잉홈프로젝트의 연주자는 모든 촉각을 곤두세워서 서로의 연주에 맞춰나가야만 하기 때문에 더욱 연주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순수하고 진지하게 음악에 접근하고 싶어 지휘자 없는 연주를 추구하고 있다"며 "영상에서는 단원들끼리 서로 눈을 맞춰가며 연주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열음은 "지휘자는 음악적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음악의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며 "우리는 리허설에서 충분히 합의를 도출하고, 악장인 루세브가 지휘자의 역할을 겸하며 각 파트 수석들도 루세브를 도우며 음악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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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은 영화 속에서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해석과 연주 의도를 직접 설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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