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이후 케인즈주의 한계 극복
중앙은행 금리정책·시장 소통의 이론적 토대 마련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마이클 우드퍼드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12일(현지시간) 경제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운용하기 보다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신의 연구가 실제 정책에 적용된 대표적 사례로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안내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꼽았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취임 이후 포워드 가이던스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시장 기대 관리와 소통의 중요성을 환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스웨덴 왕립 과학원 노벨위원회가 12일(현지시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로버트 어니스트 홀 교수와 마이클 우드퍼드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웨덴 왕립 과학원 노벨위원회가 12일(현지시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로버트 어니스트 홀 교수와 마이클 우드퍼드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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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퍼드 교수는 이날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발표 직후 전화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경제 안정화 정책을 단순히 레버를 당겨 경제를 통제하는 행위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주체들이 당국의 정책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와 무관하게 정책을 운용해서는 안 된다"며 "시장에서 지출 등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향후 정책을 어떻게 예상하고 이해하느냐가 실제 정책 효과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어떤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지 국민에게 설명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틀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그것이 제가 분석 틀을 개발하려 했던 핵심 목표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우드퍼드 교수는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미래 기대를 거시경제 모형에 반영한 새 케인스주의 경제학의 대표적 학자다. 특히 중앙은행이 현재 금리를 조정하는 것뿐 아니라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형성하는 방식으로도 물가와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가 실제 경제정책에 활용된 대표적 사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앙은행의 대응을 꼽았다.


당시 미국과 스웨덴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낮췄지만 높은 실업률과 수요 부진이 지속됐다. 추가 금리 인하가 어려워지자 중앙은행들은 향후 금리 정책의 방향을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활용해 시장의 기대를 움직이는 방식으로 경기 부양에 나섰다.


우드퍼드 교수는 "이는 향후 금리 정책이 어떤 경로를 밟을지를 보다 명시적으로 설명하는 것이었고, 당장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데만 의존하는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문제를 마법처럼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 안정화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발언은 워시 의장이 취임 이후 포워드 가이던스를 사실상 중단하고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강조하는 상황과 맞물려 주목된다. 우드퍼드 교수는 특정 통화정책 결정을 언급하기보다는 중앙은행이 미래 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형성하는 것이 정책 효과를 높이는 핵심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세계 경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중동 전쟁을 지목했다.


그는 "경제적 원인에서 비롯되지 않은 사건들이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당장 그 사례를 들자면 중동 전쟁이 분명히 세계 에너지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가격의 큰 변화는 경제의 다른 여러 부문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충격이 세계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다.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드퍼드 교수는 "중국이 AI를 비롯한 기술 분야에서 빠르게 선도적인 위치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앞으로 수십 년간 세계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 소감에 대해서는 "대단한 영광이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지만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이날 우드퍼드 교수와 로버트 홀(83) 미국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를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 업적은 '거시경제 안정화의 미시경제학적 토대'다.


왕립과학원은 두 학자가 가계와 기업의 의사결정이 소비·투자·물가와 경기 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새로운 거시경제 모형을 개발해 경제 안정화 정책의 효과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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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들의 연구를 토대로 발전한 새 케인스주의 모형은 현재 세계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통화·재정정책을 설계하는 데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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