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복귀한 이수만, 보이·걸그룹 동시 공개…AI·XR 접목 "시작은 곡"
3년 만에 국내 신인 제작 복귀
24명 같은 세계관·유닛 활동도
AI·XR 접목해 영상·팬 소통 확장
A2O 中 이어 한국서 세계 공략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가 1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웰컴 투 소울라이트 프롬 A2O 소울 A2O 라이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 이수만(74)이 남녀 신인 그룹 두 팀을 선보이며 3년여 만에 국내 K팝 제작에 복귀했다. 그는 두 팀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하고 유닛과 솔로 등 다양한 형태로 활동을 넓히는 제작 체계를 추진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 기술을 영상 제작과 팬 소통에 접목한다. SM 시절 음악과 퍼포먼스, 세계관을 중심으로 발전시킨 아이돌 제작 방식을 기술과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겸 비저너리 리더는 1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신인 보이그룹 'A2O 소울'과 걸그룹 'A2O 라이트'를 공개했다.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무대에 오른 그는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큰 변화의 시점에 와 있다"며 "오늘 이제 새로이 시작하는 A2O의 문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수만은 2023년 2월 SM 지분을 하이브에 매각하면서 3년간 국내에서 음반을 제작하지 않기로 약정했다. 경업금지 약정은 올해 2월 만료됐다. 그는 이 기간 A2O를 설립하고 2024년 12월 중국인 멤버 5명으로 구성된 걸그룹 A2O 메이를 선보이는 등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추진했다.
이수만은 K팝 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아이돌 제작 체계를 발전시킨 인물이다. 1995년 SM을 설립한 그는 H.O.T.와 S.E.S. 등을 통해 연습생 발굴부터 교육, 음악 제작, 활동 관리로 이어지는 아이돌 기획 체계를 구축했다. 이후 보아와 동방신기로 해외 시장을 넓혔고, 엑소(EXO)와 엔시티(NCT), 에스파 등을 통해 유닛과 세계관을 활용한 제작 방식을 선보였다.
이날 첫 무대를 선보인 소울은 15인조 보이그룹, 라이트는 9인조 걸그룹이다. 한국·중국·일본·태국·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10대 멤버들로 구성됐다. 소울은 1980년대 신시사이저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슈퍼스타(SUPERSTAR)', 라이트는 묵직한 베이스와 반복적인 가사가 특징인 '니온(NEON)'을 공개했다. 슈퍼스타는 데뷔 앨범의 선공개곡, 니온은 데뷔 디지털 싱글로 13일 오후 6시 발매된다. SM 시절 이수만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유영진이 두 팀의 음악과 퍼포먼스 제작에 참여했다.
두 그룹은 '소울라이트'라는 세계관을 공유한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행성에서 공허함을 느낀 소년 15명과 소녀 9명이 우주를 건너 지구에 도착하고, 서로 감정을 나누며 음악을 만들어간다는 설정이다. 두 팀은 이날 일부 멤버가 함께하는 합동 무대도 선보였다. A2O는 개별 그룹의 음악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멤버 조합을 바꾼 유닛과 솔로, 공동 프로젝트 등으로 활동을 넓힐 계획이다.
이수만은 이번 행사에서 신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AI를 비롯한 기술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고,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뿐 아니라 인간과 현실을 기록하고 활용하는 방식까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소개한 '4DGS(4D Gaussian Splatting)'는 여러 대의 카메라로 아티스트의 움직임을 동시에 촬영한 뒤 이를 시간 정보가 포함된 3차원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촬영을 마친 뒤에도 시점을 바꿔 장면을 구현할 수 있다. 이수만은 "A2O 소울과 A2O 라이트의 뮤직비디오에도 새로운 촬영 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과거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등의 뮤직비디오에서 활용한 '매트릭스 카메라 시스템'의 연장선으로 설명했다. A2O는 4DGS를 활용한 XR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수만은 촬영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향후 AI와 로봇의 학습 자료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팬과 아티스트의 소통 방식도 확대한다. A2O가 선보인 플랫폼 '블루밍톡'은 AI를 활용한 아티스트 채팅과 음성통화, 전용 콘텐츠 등을 제공한다. 이수만은 이달 말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영상 토크 기능을 선보이고, 향후 아티스트와 여러 팬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참여형 라이브 토크쇼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업 구상은 이수만이 SM을 떠난 뒤 강조해 온 세계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K팝을 한국에서 제작해 해외에 수출하는 방식이나 현지 합작·제작 단계를 넘어 완전한 세계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A2O가 내세운 '잘파 팝(Zalpha Pop)'도 국적보다 Z세대와 알파세대, 세계 시장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다. 해외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한 A2O가 한국에서 다국적 신인 그룹을 선보인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A2O의 제작 방식에는 이수만이 SM 시절부터 추진해 온 유닛 체계와 공통 세계관 전략이 이어진다. AI 기반 팬 플랫폼과 영상 기술 역시 K팝 업계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는 분야다. 관건은 이를 실제 콘텐츠와 사업 성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다. 신인 24명을 동시에 육성하는 데 따른 제작·활동 비용과 10대 멤버들의 교육·활동 관리도 과제다. 대형 기획사들이 이미 글로벌 제작·유통망을 구축한 상황에서 두 팀의 음악적 정체성과 팬덤 확보, 기술 사업의 수익화 여부가 향후 성과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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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은 이날 기술과 세계관을 설명하면서도 음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K팝 그룹이 가수라고 불리는 한, 결국 가장 중요한 시작은 곡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K팝과는 다르다는 느낌 역시 곡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어떤 것이 다른가를 찾으려 하기 전에 먼저 좋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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