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빠져도 안 쫓겨난다"
노인복지주택 '살던 곳 거주' 시대 열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장기요양급여 연계로 거주 요건 대폭 완화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가운데, 노인복지주택 입소자가 거주 중 건강이 악화하더라도 퇴거하지 않고 살던 곳에서 계속 머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KB골든라이프케어가 출범 이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처음으로 선보인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 KB 평창 카운티.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KB골든라이프케어가 출범 이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처음으로 선보인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 KB 평창 카운티.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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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13일부터 11월 23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현행 법령상 노인복지주택 입소 자격은 단독 취사 등 독립적인 주거 생활을 영위하는 데 지장이 없는 60세 이상으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을 통해 장기요양보험 재가서비스 등 일정한 도움을 받아 독립생활 유지가 가능하다면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입소 자격이 대폭 완화된다. 이는 자신이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내는 통합돌봄의 취지를 노인 주거 현장에 구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대비 고령자 전용 주택 비율은 2023년 기준 0.12%에 불과해 일본의 2.0%나 미국의 4.8%와 비교할 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25년 12월을 기준으로 전국 노인복지주택은 47개소, 총 1만1090가구에 머물러 있다. 향후 크게 늘어날 시니어 레지던스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노인복지주택이 단순 주거를 넘어 돌봄과 결합한 핵심 기반 시설로 기능할 수 있도록 현장의 규제를 걷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주거 안정성 확보와 함께 입소자들의 목소리를 시설 운영에 직접 반영할 수 있는 통로도 공식적으로 열린다. 개정안은 입소자 과반수의 동의로 입소자대표회의를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 그동안 노인복지주택은 고령자의 평생 주택 성격을 띠면서도 법률상 사회복지시설로 분류돼 거주자의 운영 개입에 제약이 많았다. 앞으로는 설치자가 전문 법인 등에 운영을 위탁할 경우 선정이나 변경 시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며, 위탁운영자에 대한 시정 요구 등 관리 체계도 한층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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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설치 및 운영자가 사망하거나 법인이 해산하여 파행 운영될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운영자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 발생하면, 입소자대표회의가 제한적으로 위탁운영사 선정 및 철회 등 운영자의 역할을 대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아 거주민의 주거권과 권익 보호가 한층 강력해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노인 퇴원환자의 지역사회 조기 복귀를 돕기 위한 단기 주거지원서비스 제공 근거와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장의 자격 요건 완화 등도 이번 개정안에 포함됐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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