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이자 3%·EOD 신설…"채권자 보호 강화"
벨기에 자산까지 조기상환 재원으로
주주연대 "채권자 위주…주주 피해 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채권자에게 원금을 모두 갚는 시점을 2029년 말로 앞당기고, 변제가 늦어지면 가산이자와 기한이익상실(EOD)까지 적용하는 수정안을 내놨다. 채권단 요구를 대폭 반영한 대신 주주 배당은 완제 때까지 중단하고,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매각 가능성도 열어뒀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제이알리츠는 "사채권자와 금융기관 등 채권단의 의견을 반영했다"며 수정 변제계획안을 공개했다. 종전안보다 완제 시점을 6개월 앞당기고 채권자 보호 조항을 추가한 것이 핵심이다. 다만 주주연대 측이 "채권단 위주의 안"이라고 반발하면서, 내달 예정된 사채권자집회 결과가 향후 자율구조조정지원(ARS)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29년 말 완제…상환 시계 빨라질까
수정안에 따르면 변제 대상 회생채권은 4681억원이다. 원금 누적 40%는 2027년 말까지 갚고, 60% 변제 시점은 기존 2029년 6월 말에서 2028년 말로 앞당겼다. 100% 완제 시점도 2030년 6월 말에서 2029년 말로 6개월 당겼다. 그동안 지급하지 못한 정상이자는 2027년 6월 말 지급할 계획이다.
채권자 보호 조항도 신설했다. 2029년 말까지 원금을 다 갚지 못하면 미변제 원금에 연 3%의 가산이자를 적용한다. 최종 변제일까지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도록 했다. 이 경우 채권자는 남은 채무의 즉시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파이낸스타워 매각 가능성도 담겼다. 회사는 파이낸스타워 또는 이를 보유한 제이알제26호 지분 매각을 2029년 3월 정기주주총회 사업계획 안건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주총을 통과해 매각되거나 리파이낸싱으로 추가 재원이 생기면 이를 의무적으로 조기 상환에 사용한다.
채무 상환 속도를 높인 만큼 주주 부담은 커졌다. 회사는 회생채권 원리금을 모두 갚을 때까지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주주 배당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미 확정된 배당금 채권 227억원은 예정대로 변제하지만, 새로 확보한 재원은 채권 상환에 우선 투입한다. 제이알투자운용도 원리금 완제 후 배당이 재개될 때까지 운용보수를 받지 않는다.
"배당 중단에 세금 부담까지"
배당 중단은 세금 부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리츠는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법인세법상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법원에 제출한 조사보고서에서 2029년부터 과세가 시작될 경우 변제 기간 중 915억원의 법인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주주연대 측은 수정안이 채권자 보호에 지나치게 치우쳤다고 반발했다. 김현욱 주주연대 대표는 "회사가 제안한 안 자체가 너무 채권단 위주가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다"며 "상환 일정이 너무 빠르고 가산이자까지 포함된 것은 주주연대가 제시한 안보다 과하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배당 중단에 대해서도 "리츠라는 자산은 배당을 빼면 의미가 크게 줄어든다"며 "급한 자산 매각이나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채권자 상환 재원을 만들 경우 결국 주주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회사 2029년·주주 2033년·조사위원 2036년
현재 제시된 변제안은 완제 시점부터 차이가 크다. 회사 수정안은 2029년 말, 주주연대의 '3·3·4안'은 2033년 완제를 목표로 한다. 삼일회계법인이 참고 목적으로 제시한 변제계획은 2036년까지다. 조사보고서는 이 계획의 재원이 1449억원 부족하다고 보고, 부족분은 2036년에 1690억원을 새로 빌려 메운다고 가정했다.
회사안은 회생절차보다 빠른 변제를 내세우지만 그만큼 단기간에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회사는 벨기에 자산 관련 차입과 미국 맨해튼 자산 매각, 신규 자금조달, 유상증자 등을 재원으로 제시했다. 벨기에 정부와 진행 중인 장기 임대 연장을 마무리해 파이낸스타워 가치를 높이고 현지 금융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조건과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이알리츠 관계자는 "지키지 못할 약속보다 현시점에서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채권자와 주주 모두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안"이라며 "무리하게 일정을 앞당겨 자산을 매각하면 자산가치를 훼손하고 재원 조달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정안은 이달 중순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사채권자집회는 내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다. 집회에서 가결되고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실행에 들어갈 수 있다. 현재 잡힌 ARS 협의 기한이 오는 14일까지인 만큼 추가 연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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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안을 확정할 이사회를 두고 김 대표는 "운용사의 영업이나 신뢰 문제 때문에 무리한 안을 강행해 주주에게만 피해를 준다면, 이사들이 주주가 아니라 자산관리회사(AMC)를 위해 일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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