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광주 군공항 부지 첫 방문
금호전기·금호건설 나란히 폭등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 부지를 전격 방문해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최근 일각에서 불거졌던 '투자 철회설'을 불식시켰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의 병행 건설 및 조기 착공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그간 실체성 논란으로 조정을 받던 광주·전남 지역 기반 건설 및 개발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냈다.
광주 군공항 부지 첫 방문… "용수·전력 늦어도 공사 먼저 진입"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9일 오후 전남광주 서구 군공항 탄약고 부지를 방문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의 안내를 받아 호남 반도체 산단 조성 예정지를 둘러보았다. SK 회장이 해당 부지를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빠른 속도로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쫓아가는 공급 속도를 더 빨리 당겨야 한다"며 "상황만 갖춰진다면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착공 시점에 대해 "스터디를 더 거쳐야 하지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병행해서라도 지어야만 할 사정이 생길 것 같다"며 "설사 국가 전력과 용수 공급 계획이 늦어지더라도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면 공사에 먼저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사업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용인의 3분의 2 정도 크기(팹 2기 규모)를 계획하고 있지만, 용지와 수요가 더 확보된다면 호남 클러스터가 더 커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현장 방문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던 투자 연기 및 철회 우려를 진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민 시장은 지난달 30일 한 포럼에 참석해 "SK 관계자가 한 의원실에 가서 보고했다는데 혹시 발을 뺄 수 있는지, 속도를 좀 천천히 갈 수 있는지 논의가 됐던 것으로 들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마이크론·中에 밀리면 끝"… 글로벌 점유율 사수 위한 속도전
최 회장의 속도전 강조는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기업가 자문회의(IBAC)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최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익스팬션(생산능력 확장)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야 한다"며 "미국 마이크론이나 중국 업체들이 우리보다 빠른 속도로 증설을 단행하면 국내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K그룹은 향후 5년 내 메모리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키우기 위해 생산기지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용인 메가 클러스터 외에도 충북 청주에 100조원,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 규모의 신규 팹 및 패키징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며 여기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의지까지 재확인한 상태다.
금호전기·금호건설 급등… SK하이닉스는 약세
최 회장의 투자 의지가 전해지자 12일 증시에서는 광주·전남에 기반을 둔 '호남 반도체 수혜주'들이 일제히 치솟았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광주 지역 대표 기업인 금호전기는 장 중 가격제한폭(29.93%)까지 치솟으며 1만1070원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금호건설과 우선주인 금호건설우 역시 장 중 20%가 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 밖에 남화토건, 동양파일, 다스코, 보해양조, 부국철강 등 지역 건설·자재·개발 관련 종목들이 동반 오름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지난 6월 말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8월까지 금호전기가 약 2000%, 금호건설이 300% 이상 급등했다가, 이후 사업 실체성 논란과 투자 철회설이 불거지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최 회장의 현장 방문이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단숨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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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규모 투자의 주체인 SK하이닉스는 단기 자금 집행 부담과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우려가 겹치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2일 184만2000원까지 상승했던 SK하이닉스는 지난 6일부터 3거래일간 8.4%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3%대 하락하며 160만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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