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발렌타인 vs '짠물' 조니워커 …'강달러' 전략 희비교차
페르노리카, 할인효과 매출 상승
영업외비용 대폭 늘며 당기순익 감소
매출 감소 디아지오, 수익성 개선
교통비까지 줄였다…인건비 빼고 전부 감축
수입 위스키 투톱인 페르노리카코리아와 디아지오코리아가 최근 1년간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고환율 여파와 주류 소비까지 감소하면서 매출 확대 전략을 쓴 페르노리카는 수익성이 후퇴한 반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디아지오는 2년 연속 매출 감소에도 내실은 챙겼다.
14일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이달 초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 회사의 매출액은 1242억원으로 전기(2024년 7월~지난해 6월) 대비(1207억원) 약 2.9%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3% 감소한 144억원을 기록했다.
싱글몰트 가격 최대 13% 인하
페르노리카는 지난해 12월 주요 싱글몰트 위스키의 가격 정책을 전략적으로 개편하면서, 발렌타인 글렌버기 12년·15년, 더 글렌리벳 12년·15년을 출고가 기준 최대 13% 인하했다. 단기적인 수익성보다는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완화하고 럭셔리 위스키 경험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가격 인하 효과는 크지 않았다. 매출은 소폭 반등했지만, 고환율 여파로 위스키 수입 가격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은 줄어든 것이다. 실제 페르노리카의 매출원가는 370억원에서 411억원으로 11% 늘면서 매출총이익은 0.8% 감소한 830억원에 그쳤다. 인건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는 0.04% 줄어든 686억원으로 사실상 제자리였다.
특히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는데, 영업외비용의 급증한 탓이다. 영업외비용은 108억원으로, 73억원을 기록한 전기 대비 48.8% 늘어났다. 영업외비용 중 잡손실(98억원)이 가장 컸지만, 외환차손(외환거래손실)도 4645만원에서 6958만원으로 45% 늘었다. 장부상 손실인 외화환산손실도 420% 급증했다.
인건비 빼고 다 줄인 디아지오…수익성은 챙겼다
반면 조니워커 등을 판매하는 디아지오는 매출 감소세 속에서도 비용 절감 등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디아지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디아지오는 같은 기간 매출이 4.3% 감소한 153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판관비 축소로 인해 14.4% 증가(107억원)했다. 판관비는 전기 대비 약 7.1% 감소한 808억원으로 판촉 마케팅 비용을 비롯한 대부분을 줄이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교육훈련비를 60% 넘게 축소했고, 보험료도 50% 삭감했다.
여기에 재고관리를 통해 고환율을 방어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이 회사의 매출원가는 전기대비 3.29% 줄었는데, 이 기간 상품매입액이 12% 넘게 감소했다. 그 결과 외환차손은 9억원대에서 7억원으로 줄었다.
또 전기에 관세 추납액 등 영업외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1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이번에는 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영업외비용이 전년 241억원에서 16억원대로 대폭 줄어든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디아지오의 비용감축은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앤드류 오튼 최고경영진(CEO) 취임 이후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디아지오의 인력 구조조정은 2024년 초 자발적 조기퇴직 프로그램(ERP)을 실시한 지 약 2년 만이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시장 환경과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 운영 및 자원 배분에 집중해 왔다"며 "탄탄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국내 시장 변화를 면밀히 살피면서 소비자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한국이 제일 빠른 줄 알았는데" 1위에서 22위로 추락…베트남·태국에도 밀렸다
한편 현재 국내 위스키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물가로 인한 소비 부진과 음주 기피 문화까지 겹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위스키 수입량은 1만2205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1% 감소했다. 2023년 3만586t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2만7441t, 2025년 2만2582t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