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민간 카메라, 실제 작전에 투입"
우크라 당국, 위험 카메라 4만 대 차단
이스라엘선 이란 해킹 카메라 250대

주택가와 상점, 농장에 달린 폐쇄회로TV(CCTV)와 웹캠이 해킹을 거쳐 전쟁터의 정찰 장비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폐쇄회로(CC)TV 사진. 픽사베이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폐쇄회로(CC)TV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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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정보기관과 사이버 보안 전문가, 군 관계자, 해커 등을 인용해 "보안이 허술한 민간 카메라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의 실제 작전에 투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항공 정찰이나 현장 첩보원이 하던 표적 탐색과 타격 결과 확인의 일부를 해킹된 카메라가 대신하고 있다"며 "표적 가까이 설치된 카메라를 쓰면 현장에 직접 들어갈 때보다 위험을 낮추면서 정보를 끊임없이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가 모든 걸 바꿔놨다" 해킹 카메라 첩보전 심화


수법은 단순하다. 정보기관과 해커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 가운데 보안 설정이 약한 기기를 먼저 골라낸다. 이어 가능한 비밀번호를 대량으로 입력해 보는 방식 등으로 접속을 시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확보한 영상은 인공지능(AI)이 분석한다. 사람이 일일이 볼 수 없는 방대한 영상 속에서 병력 이동이나 특정 장비가 찍힌 장면을 AI가 자동으로 찾아낸다. 우크라이나군을 돕는 국제 해커 그룹 '팀 원피스트'의 리더는 "AI가 모든 걸 바꿔놨다"고 말했다.


'팀 원피스트'는 지난 2022년 말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카메라에 침투해 러시아군 헬기의 동선을 추적했다. 해커들은 이 이동 경로를 따라가 러시아 공군기지의 위치를 알아냈고, 이를 우크라이나군에 넘겼다. 러시아 측 해커들도 지난 2024년 우크라이나 키이우 주택가의 웹캠에 침입해 미사일 공격 표적과 관련 정보를 모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개전 이후 안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카메라 약 4만 대를 찾아내 보안을 강화하거나 접속을 막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현장 모습으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현장 모습으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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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당국 집계에 따르면 올해 이란 연계 해킹 그룹이 침입한 주요 보안 카메라는 약 250대다. 차량 번호판 인식 카메라를 비롯해 전략 요충지와 군인 집결지, 레바논 국경 인근 군사기지 주변의 카메라가 표적이 됐다. 올해 초 이스라엘의 한 양계장 주인은 스마트폰 웹캠 앱의 언어 설정이 갑자기 아랍어로 바뀐 것을 발견했다. 당국이 조사한 결과 해커들이 이 중국산 카메라에 침입해 인근 국경 지대 이스라엘 보안군의 동향을 지켜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의 교통 카메라를 해킹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암살과 관련된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AP통신은 지난 3월 이스라엘이 2021년부터 테헤란 교통 카메라를 반복적으로 해킹해 왔다고 보도했다. 마흐무드 나바비안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 부위원장은 "교차로 카메라가 모두 이스라엘 손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인터넷 연결 카메라 상당수 보안 기능 미흡"


위협은 전쟁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 상당수가 자체 보안 기능이 미흡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이나 정부 기관에서 IT 부서를 거치지 않고 시설관리 부서 등이 따로 설치한 카메라는 보안 관리망 밖에 놓이기 쉽다. 랜섬웨어(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복구 대가를 요구하는 악성코드) 조직이 이런 카메라를 내부 네트워크로 들어가는 우회로로 쓴 사례도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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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국내 가정 등에 설치된 IP카메라 12만 대가 해킹돼 영상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IoT 보안인증을 받은 홈 캠 제품은 2건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1건은 인증이 만료된 상태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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