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 고덕 신사옥 무산…800석 공연장도 물거품
755억에 산 고덕 부지 매각 추진
공원용지 변경에 서울시와 갈등
성내동에 960억 들여 사옥 신축
주민 개방형 문화시설 계획 차질
JYP엔터테인먼트가 서울 강동구 고덕동 신사옥 건립을 전격 철회하면서 800석 규모의 주민 개방형 공연장 조성 계획도 무산됐다. 신사옥 맞은편 공원용지의 개발용지 전환을 둘러싸고 JYP와 서울시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강동구가 추진해 온 고덕비즈밸리의 K팝 문화거점 조성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12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JYP는 지난 8일 고덕동 신사옥 건립 계획을 철회했다. 올해 4월 맞은편 공원용지의 용도 변경 사실을 인지한 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강동구 등과 수차례 협의했지만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JYP 신사옥은 1만675㎡ 부지에 연면적 6만9259㎡, 지하 5층~지상 17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었다. 소속 가수들의 대형 연습실과 대강당, 임직원 사무공간을 집약하고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공연장과 사진 촬영 공간도 조성한다는 구상이었다. 강동구는 지난 4월16일 건축허가 사실을 발표하며 신사옥을 관광객 유치와 지역 상권 활성화의 핵심 거점으로 내세웠다.
사업이 틀어진 것은 신사옥 맞은편 공원용지의 개발계획이 변경되면서다. JYP는 2023년 10월 SH와 약 755억원에 부지 매입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약 20m 떨어진 맞은편 부지는 근린공원으로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이후 자족기능시설용지로 전환되면서 용적률 400%를 적용받는 최고 18~19층 규모의 건축이 가능해졌다.
JYP는 이를 신사옥 설계의 전제 조건이 달라진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건물 중앙에 중정을 배치하고 남쪽 공원 방향으로 개방감을 확보하도록 설계했는데, 맞은편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사옥 내부가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소속 가수들의 사생활 보호와 보안 문제를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JYP는 지난 8월31일 SH로부터 용도 변경 절차에 문제가 없고 공원으로의 환원도 불가능하다는 공식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기존 사옥과 별도로 임차해 사용하는 건물의 운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 철회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서울시는 용도 변경 과정에 법적·행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9일 입장문을 통해 2023년 9월 분양공고 당시 주변 토지이용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는 조건을 명시했다고 반박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0월24일 용도 변경을 승인했고, JYP는 이후인 11월11일 건축심의를 신청해 올해 4월15일 건축허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SH와 서울시에 공식 이의를 제기한 시점도 허가 다음 날인 4월16일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SH가 절충안까지 제시했다고 밝혔다. 공원 환원은 어렵지만 해당 부지의 공급공고를 보류하고, 신사옥과 마주한 구간에는 5층 이하 건물이 들어서도록 토지이용계획을 조정하는 방안이다. JYP가 지난 6일 SH에 13일 추가 협의를 요청하고도 불과 이틀 만에 사업 철회를 발표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공원용지 전환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서울시는 학교시설 설치비 확보를 위해 관련 법령에 따라 공원과 녹지 일부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변경 이후에도 고덕강일지구의 공원·녹지 비율은 28.4%로 법정 기준인 20%를 웃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신사옥 설계를 맡은 유현준 교수는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할 공원을 개발용지로 전환한 것은 근시안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지역 주민들 역시 공원 환원과 용도 변경 경위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행정절차의 적법성과 별개로 SH가 부지 매입자인 JYP에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충분히 고지했는지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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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는 고덕동 대신 현재 본사가 위치한 성내동에 새 사옥을 짓기로 했다. 지난 8일 성내동 448-11과 448-26의 토지·건물을 각각 500억원과 46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총 투자금액은 960억원으로, 최종 양수 및 등기 예정일은 내년 2월26일이다. 고덕동 부지는 필지분할 등기를 마친 뒤 매각해 중장기 사업 확장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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