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만든 볶음밥 다시 데워 먹었을 뿐인데"…간 이식할 뻔한 20대 남성
음식과 혈액에서 독소 세레울라이드 검출
급성 간부전·신장 손상…집중 치료로 회복
전날 조리한 쌀밥 음식을 다시 데워 먹은 남성이 급성 간부전과 신장 손상 등 다장기부전 증세를 보여 간 이식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례가 보고됐다.
지난 5일 국제학술지 'BMJ 증례보고(BMJ Case Reports)'에는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MC 로테르담 대학병원 연구진의 '부적절하게 보관한 쌀밥 섭취 후 세레울라이드(cereulide) 생성 바실러스 세레우스균과 관련해 발생한 전격성 다장기부전'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남성은 전날 조리한 쌀밥 요리를 주방 조리대에 둔 채 밤을 보냈다가 다음 날 데워 먹었다. 당시 주방 온도는 30도를 넘었다. 식사 후 몸 상태가 나빠진 남성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다음 날 아침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병원 이송 당시 전신 발작과 심각한 저혈당 증세를 보였다. 검사 결과 간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혈중 암모니아가 증가했으며 신장 기능도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긴급 간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식이 가능한 병원으로 옮겼다.
이후 남성이 먹은 음식과 혈액에서는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가 생성하는 독소인 세레울라이드가 높은 농도로 검출됐다. 같은 음식을 먹은 형제는 구토와 설사를 겪었지만 이틀 안에 회복했고, 남성은 구토나 설사 없이 급격히 상태가 악화했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토양 등 자연환경에 널리 존재하는 세균으로, 쌀과 파스타 등 전분이 많은 음식에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구토형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레울라이드는 열에 강한 독소다. 밥을 짓는 과정에서 세균이 일부 사멸하더라도 열에 강한 포자가 살아남을 수 있으며, 조리한 음식을 실온에 오래 두면 세균이 증식하면서 독소를 만든다. 이후 음식을 다시 가열하더라도 이미 생성된 독소가 충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의료진은 포도당 투여와 독소 관련 대사 이상을 조절하는 치료, 투석, 호흡·혈압 유지 등 집중 치료를 시행했다. 남성은 입원 3일째부터 간 기능이 호전됐고, 4일째에는 간 이식 대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후 신장 기능도 회복해 퇴원했으며 재활을 거쳐 일상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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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을 먹은 뒤 발생하는 식중독은 대부분 가벼운 증상에 그치나, 심한 경우 급성 간부전과 신장 손상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2년 발표된 오스트리아의 사례 연구에서도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오염된 볶음밥을 먹은 성인 5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으며, 이 가운데 한 환자는 생명을 위협하는 간부전과 신장 손상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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