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10월 들어 SNS 하루 최대 12건
강경파와 각 세우며 이재명식 개혁 강조
외교·정책·국정 홍보…정치적 논쟁 직접 개입
당정청 조율·참모 역할은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이 개혁의 문법을 바꾸고 있다. 정치적 선명성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앞세우면서도 국민과의 소통에서는 기존 관례를 깨는 파격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강경파의 날 선 주장은 물론 각종 정치적 논쟁에 직접 개입하는 행보는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이에 일각에선 당·정과 청와대 사이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참모진의 역할이 축소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튿날인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무대를 찾아 당선 수락연설을 마친 뒤 아내 김혜경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2025.6.4 김현민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튿날인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무대를 찾아 당선 수락연설을 마친 뒤 아내 김혜경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2025.6.4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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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최근 SNS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직접 규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선명성 경쟁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있다. 12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엑스(X·옛 트위터)에 "개혁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하는 것이지, 누군가의 정치적 성과와 환호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실용개혁'을 강조했다. 5일에는 "검찰개혁을 빙자해 사심으로 인사와 구체적 수사·공소 업무까지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둘러싸고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권 강경파의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9일에는 강경론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기고문을 공유하며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았지만 검찰개혁과 인사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대립해온 강경 개혁 진영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같은 메시지에는 강경한 구호와 지지층 결집에 의존해 개혁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겠다는 방식에 대한 이 대통령의 고집이 담겨 있다. 동시에 인사권과 정책 결정권과 관련해선 특정 정치세력이나 강경 지지층의 요구에 좌우되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로도 읽힌다.

이러한 변화는 SNS 활동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은 지난 8월 37건에서 9월 116건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10월에는 11일까지 이미 60건을 넘어섰다. 불과 11일 만에 8월 한 달 게시물 수를 넘어섰고, 하루 평균으로는 약 6건에 달한다. 특히 지난 5일에는 하루에만 12건의 글을 올렸는데 정책 홍보 5건·부동산 4건·검찰개혁 3건이었다. 단순한 국정 홍보를 넘어 정책 비판에 반박하고 여권 내부의 이견에 대응하는 등 대통령이 정치적 논쟁의 전면에 나서는 빈도가 높아진 것이다.


SNS의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10일 밤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성착취물·도박 사이트를 합법적으로 폐쇄·차단하기 어려울 경우 초국가범죄 담당 기관에 물리적 파괴·폐쇄 조치를 명령했다고 공개했다. 11일에는 주택 공급 정상화 방침을 직접 설명하고, 서민 복지예산을 삭감하면서 세금으로 호사를 누리는 권력자를 비판했다. 인사와 정책에 대한 입장 표명부터 구체적인 국정 지시, 민생 현안에 대한 설명까지 SNS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런 소통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0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댓글 소통을 언급하며 "품격 없다, 권위 없다 비난하겠지만" 현장 방문과 SNS 소통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11일에는 "정치의 본질은 누가 더 많은 주권자의 공감과 동의를 받는가"라며 지지층에 폭언과 욕설, 비아냥 대신 사실에 기반한 합리적 토론과 설득을 당부했다.


이 같은 직접 소통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1일 엑스에 이 대통령이 지난달 멕시코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에서 "내가 반성했다. 앞으로 더 국민들과 열심히 소통하고, 직접 소통을 더 해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성 수석은 SNS는 여러 소통 통로 중 하나라며 대통령이 지향하는 것은 단순한 'SNS 정치'가 아니라 국민과 대통령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대화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과 인터뷰, 타운홀미팅 등 직접 소통 방식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개혁 문법' 바꾸는 李…與강경론 사실상 단절 원본보기 아이콘

다만 문제는 대통령의 직접 소통이 확대될수록 당·정·청의 조정 기능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공개 발언은 개인적 견해를 넘어 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사실상의 지침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인사와 경제정책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에서 대통령이 먼저 입장을 밝히면 관계 부처나 참모진이 사전·사후 검토와 조정에 나서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여권 내부의 갈등을 대통령이 직접 상대하는 방식도 양면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 지도부나 청와대 참모진을 통한 간접적인 메시지 전달보다 대통령의 의중을 명확히 할 수 있지만, 정책적 이견이 대통령에 대한 찬반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참모진이 정치적 갈등을 조정하고 대통령의 메시지를 정제하는 완충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할 경우 국정운영의 부담은 다시 대통령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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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고위 관계자는 "소통의 문턱을 낮추면서도 참모진의 검증과 당·정 협의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의 메시지가 늘어날수록 이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연결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국정 조율의 중요성도 함께 커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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