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법원 집행정지 인용률 80% 육박
'역대급 과징금' 적절성도 도마 위에 오를듯

오는 12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공정위의 현장조사와 과도한 과징금 부과 등 이른바 '권한 남용' 논란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기업들이 공정위의 강압적인 조사 방식에 반발해 제기한 법적 대응이 잇따라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데다, 역대급 규모의 과징금 처분 이면에는 수천억원대의 패소 환급금이 자리하고 있어 제재의 실효성과 적법성을 둘러싼 여야의 거센 질타가 예상된다.

법원 집행정지 인용률 79.5%…한화·쿠팡 등 반발 잇따라

위법조사 논란부터 과징금 폭탄까지…국감서 공정위 ‘권한남용’ 쟁점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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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정치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법부는 공정위의 무리한 공권력 행사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정무위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를 보면 올해 기업들이 제기한 공정위 처분 집행정지 신청 39건 가운데 79.5%에 달하는 31건이 법원에서 인용됐다. 이는 2024년 64.5%였던 인용률과 비교해 크게 높아진 수치로, 행정당국의 과도한 조사 관행에 대한 법원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처럼 법적 분쟁이 급증한 배경에는 공정위의 폭발적인 현장조사 증가세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공정위의 기업 현장조사 건수는 9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배 이상 폭증하며 종전 최다 기록이었던 2019년 4분기 수치를 훌쩍 넘어섰다.


법원의 영장 없이 피조사 기업의 동의를 전제로 이뤄지는 현장조사의 특성을 악용해, 구체적 혐의 없이 무분별한 자료를 요구한다는 기업들의 불만도 임계점에 달한 상태다. 서울고등법원이 최근 한화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자료제출명령 효력정지 신청을 인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공정위는 조사 과정에서 한화 직원의 휴대전화 화면을 직접 조작해 문자메시지 내역을 열람했는데, 보관조서 교부조차 없이 기기를 30시간 동안 조사실에 보관하는 등 조사를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한화 측은 공정위 조사가 사법적 한계를 벗어났다며 반발했고 법원은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쿠팡은 지난달 말 공정위의 현장조사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본안 소송과 함께 자료제출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번 소송은 지난 8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 현장조사 당시 불거진 행정조사기본법상 7일 전 사전통지 의무 위반 논란과는 별개로 진행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조사에서 촉발됐다. 공정위는 위반 행위 종료일로부터 7년으로 규정된 처분 시효를 넘어 2016년부터 총 10년 치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혐의 특정 없이 무차별적인 자료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쿠팡은 앞서 제기한 8월 현장조사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된 데 대해서도 대법원에 재항고하며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구하고 있다.

5년간 패소 환급금 1900억 육박…법 집행 적절성 도마 위

현장조사 폭증과 맞물려 쏟아진 과징금 폭탄 역시 이번 국감의 핵심 타깃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체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은 2조5000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였던 2017년 연간 기록의 두 배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집단에 부과된 금액만 1조 3615억 원으로 지난 4년간 부과된 총액을 단 8개월 만에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재가 실제 제재 효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무리한 과징금 부과로 인해 법원이 징수를 유예해 준 금액이 지난 7월 기준 4530억여원으로 2021년 대비 무려 54배 폭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정위가 제재 끝에 소송에서 패소해 기업에 돌려준 환급금만 최근 5년여간 1916억79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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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권 남용 논란 외에도 서민 경제와 직결된 굵직한 현안들이 정무위 국감장을 달굴 예정이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소상공인 부담 완화라는 정부 측 취지 이면에 숨겨진 라이더 임금 감소 및 소비자 후생 저하 우려가 팽팽하게 맞서며 치열한 공방이 점쳐진다. 아울러 제과 및 제빵 등 식품업계 전반에 걸쳐 수천억 원대 과징금이 무더기로 부과된 대규모 담합 사건의 제재 적정성과 함께, 정유사의 석유 제품 가격 책정 과정에서 불거진 담합 의혹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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