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군 복무하라고?"…14년 옥살이 후 소송까지, 알고 보니 美서 추방
병무청 "외국 수형자는 감면 불가"
법원 "국내법상 범죄면 인정"
미국에서 강도죄로 14년간 복역한 뒤 한국으로 추방된 남성이 병무청으로부터 병역 의무를 부과받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법원은 외국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더라도 국내법상 범죄에 해당한다면 군 면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0일 연합뉴스·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공현진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낸 전시근로역 부결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A씨는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주해 영주권을 취득했다. 그는 2010년 미국에서 강도죄 및 가중폭행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14년간 복역 후 지난해 만기 출소했다.
미국에서 추방돼 한국으로 돌아온 A씨는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등급 3급이 나와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자신이 수형자에 해당한다며 전시근로역 편입을 신청했다. 전시근로역은 현역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지 않고, 전시 등 국가비상사태에 필요한 경우 군사 지원 업무에 동원되는 병역처분이다.
하지만 서울지방병무청은 '외국에서 형을 선고받은 사람 중 국내로 이송돼 형을 집행한 수형자만 병역 감면처분이 가능하다'며 신청을 거부했다. A씨는 병역법과 시행령에서 '수형자로서 1년 6개월 이상 징역 또는 금고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전시근로역 편입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병역법에서 규정한 수형자에 "외국에서 대한민국 법률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는 범죄사실로 1년 6개월 이상의 자유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병역법에 '국내에서' 실형 선고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없고, 수형자를 현역 복무에서 배제하는 취지가 복무기강 유지와 병역자원의 질적 저하 방지에 있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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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재판부는 "외국에서 선고받은 자유형을 제한 없이 인정할 경우 병역 의무를 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수형자이송법을 고려해 국내법에 의해서도 구성되는 범죄사실로 자유형을 선고받아야 한다"고 했다. A씨의 경우 흉기를 휴대하고 피해자를 폭행·협박해 재물을 탈취한 범행을 저질렀는데, 이는 국내법을 적용해도 특수강도죄 도는 강도상해·치상죄에 해당한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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