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 20% 잔여 소득 4.4%뿐…상위 20%는 46.8% 남아
가계 소득이 적은 가구는 생활비를 쓰고 나면 저축할 돈이 부족했지만, 여유 있는 가구는 남는 돈을 모아 재산을 불리는 등 재산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국가데이터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4억 7144만원으로 전년보다 5.0% 늘었다. 순자산은 전체 재산에서 빚을 뺀 금액이다. 반면 소득 하위 20% 가구의 순자산은 4.9% 감소했다.
순자산 상위 10% 가구가 전체 가구의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1%로, 전년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상위 10% 가구에 전체 순자산의 절반 가까이가 몰렸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은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빠듯하나 고소득층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저축과 투자에 쓸 수 있어 재산 격차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의 소득 분배와 체감 분배 간 괴리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23년 소득 하위 20% 가구는 경상소득의 95.6%를 생활비·세금·사회보험료로 지출했다. 쓰고 남은 돈은 소득의 4.4%뿐이었다. 하지만 소득 상위 20% 가구는 경상소득의 53.2%를 지출하고 46.8%를 남겼다. 소득 자체도 많지만, 소득 가운데 저축과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비율도 훨씬 높았다. 이 저축 여력의 차이는 자산 축적의 차이로 이어졌다. 같은 비율로 소득이 늘더라도 '실질 투자 여력'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가격 상승도 재산 격차를 벌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불평등에 관한 연구: 소득과 자산을 중심으로'에서 부동산을 자산 불평등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집을 가진 가구는 가격 상승으로 재산이 늘지만, 무주택 가구는 집을 사기 위해 마련해야 할 돈이 더 많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집을 가졌는지뿐 아니라 수도권에 집을 보유했는지가 재산 격차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주식 보유 여부, 투자 규모 등도 보유자와 미보유자 사이의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득과 자산의 분배는 장기적으로도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KDI는 소득 하위 75%의 소득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소득 불평등이 완화됐지만, 자산은 상위 25%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불평등이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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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소득 분배도 다시 악화했다. 최신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2024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는 0.325로 전년보다 0.002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소득이 얼마나 고르게 분배되는지를 보여준다. 0에 가까울수록 소득 격차가 작고, 1에 가까울수록 격차가 크다. 지니계수 상승은 소득 분배가 전년보다 악화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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