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4번 받고도 '부적합 자재'
시평 10위권도 걸린 LH 현장

3년8개월간 252개 업체에 품질미흡통지 385건
66개 업체는 2회 이상 지적…하자 보수 미이행 등
허영 의원 "실제로 개선했는지 끝까지 확인해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공사를 맡은 업체들이 잇단 경고에도 부실을 되풀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대형 건설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정 지연을 거듭 지적받은 현장에서 부적합 자재 사용까지 확인되면서 LH가 경고 이후 시공사의 시정 조치를 끝까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는 2023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3년8개월간 252개 업체에 품질미흡통지 385건을 발급했다.

부적합 자재 사용이 57건(14.8%)으로 가장 많았고, 유지보수업체 상시평가 미흡이 53건(13.8%), 하자·보수 처리 지연과 불이행 등이 52건(13.5%)으로 뒤를 이었다. 2회 이상 통지를 받은 업체는 252개 업체 중 26%(66개)에 달했다. 품질미흡통지가 반복 발급된 현장 23곳 가운데 2곳은 4차례나 현장 관리 부실을 지적받았다.


[단독]"네 번이나 경고했잖아"…LH 행복주택 욕실서 발견된 '또 다른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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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미흡통지는 발주자인 LH가 공사와 하자보수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를 즉각 바로잡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다.

1차 통지를 받으면 해당 공사를 중지하고 지적 부위를 완전히 보수한 뒤 후속공사를 이어가야 한다. 2차 통지에는 3차 때부터 현장대리인 교체나 LH 발주 공사 입찰 제한 같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예고가 담기고, 3차 이상에서는 이 불이익이 명시된다.


건설기술진흥법상 중대 위반이 아니어도 현장 관리 소홀을 지적할 수 있고, 지적 사항이 누적되면 입찰 제한의 근거로 활용해 불량 업체를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실제 한 행복주택(청년·신혼부부 등 젊은 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현장의 공동 시공사들은 2023년 5월 중간공정관리일 미준수로 1차 통지를 받았다. 한 달 뒤 동일 사유로 2차 통지를 발급받았고 이듬해인 2024년 1월 공정 부진으로 일부 업체에 3차, 4차 통지가 각각 내려졌다. 같은 해 11월에는 이들 시공사가 이 현장 시스템 욕실 마감에 부적합 자재를 쓴 사실이 확인됐다.


2023년 1월~2026년 8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품질미흡통지서 발급 현황. LH·허영 의원실

2023년 1월~2026년 8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품질미흡통지서 발급 현황. LH·허영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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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사 현장에서 해마다 다른 부실이 터져 나온 사례도 있었다. 한 시공사는 2023년 7월 품질·안전·현장관리 미흡으로 첫 통지를 받았고, 이듬해인 2024년 4월 중간공정관리일을 어겨 두 번째 통지를 받았다. 2025년 9월 고객품질평가에서 기준 점수를 넘지 못해 3년 연속으로 품질미흡통지 대상에 올랐다.


통지가 쌓인 끝에 단지 전체 하자 관리 등급까지 떨어진 현장도 있다. 이 현장에서는 2023년 4월 보수 확인 평가에서 점수 미달로 품질미흡통지를 발급받았고, 이듬해 11월 시스템 욕실 마감에 부적합 자재를 쓴 사실이 확인됐다. 2025년 6월에는 지속적 하자 관리 시스템상 '3회 이상 미흡 지구'로 또 품질미흡통지를 받았다.


대형 건설사들도 품질 경고 대상에 올랐다. 자료 기간 시평 상위 100위 안에 드는 종합건설사 중 37곳이 LH로부터 품질미흡통지를 받았다. 시평 10위권에서만 두 곳이 나왔다. 한 곳은 보수 확인 평가 점수 미달 및 품질·현장 관리 등으로 총 3차례, 또 다른 곳은 하자 관리 미흡과 보수확인평가 기준점수 미달로 총 2차례 통지받았다.


시평 20위권 대형사 현장에서도 부실이 잇따랐다. 한 곳은 시스템 욕실 마감에 부적합 자재를 사용해 품질미흡통지 3건을 연달아 받았고, 또 다른 상위 20위 업체도 하자 보수 미이행과 콘크리트 타설·양생 관리 미흡으로 각각 지적받았다.


공공주택은 브랜드와 시공 이력 등을 따져서 계약하는 민간 분양과 여건이 다르다. 공공주택 입주자에게는 시공사 선택권이 없다. 중소 건설사 시공 비중이 높아 대형사 수준의 자체 품질 검증을 담보하기도 쉽지 않다. 현장 품질은 법령에 따른 상주 감리가 확인하고, 발주처인 LH는 시공사에 시정을 지시하는 품질미흡통지를 별도로 운영한다. LH 품질관리지침은 사업단장 등이 현장점검에서 지적한 사항의 조치 결과를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사 단계에서 부실을 걸러내지 못할 경우 미시정 하자에 따른 피해는 입주자 몫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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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의원은 "품질미흡통지서는 경고장을 발급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현장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제도"라며 "LH는 문제가 실제로 개선됐는지를 끝까지 확인하고 품질관리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관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2020년 국정감사에서도 품질미흡통지를 반복해서 받은 시공사들이 이후에도 LH 사업을 수주하는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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