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CC 자산 동결·거래 중단 압박
EU, 차단 규정 발동 검토 등 공동 대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상대로 고강도 제재를 발표하자 유럽연합(EU)과 주요 동맹국들이 ICC의 독립성을 지지하며 대응에 나섰다. 전직 ICC 재판관에게 노벨평화상이 돌아간 직후 미국이 ICC 해체를 공언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영상메시지를 통해 ICC 제재를 발표하며 "다수가 ICC의 일원이고 미군 병력에 방어를 의존하는 우리의 동맹들이 이 불량 재판소를 제지하는 데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인은 더 이상 위협받지 않을 때까지 ICC를 산산조각 내는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ICC 본부. 연합뉴스 제공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ICC 본부. 연합뉴스 제공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번 조치로 미국 관할권 내 ICC의 모든 자산은 동결된다. 미국 기업과 개인은 6개월 안에 ICC와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 루비오 장관은 협조를 요구한 동맹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ICC 가입국이 많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과 재정 기여도가 높은 일본 등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제재는 나비 필라이 국제사법재판소(ICJ) 임시 재판관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 직후 발표됐다. 필라이는 ICC 재판관을 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에 대한 선망을 드러내 온 만큼 발표 시점에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AP통신은 이번 제재안이 평화상 발표 이전부터 준비돼 왔다고 보도했다.

EU는 ICC의 독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ICC가 계속 효과적으로 운영되도록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로마규정 당사국 125개국과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거래 중단까지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둔 데 대해서는 "대화의 여지가 있다"며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EU는 미국 제재의 역외 적용을 막는 차단 규정 발동도 검토하고 있다.

AD

덴마크·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캐나다·일본 외무장관도 공동성명을 내고 "제재가 발동되면 재판소 업무와 직원, 그 가족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ICC 지지를 재확인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