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도주할 염려 있어"

범행 전 피해자 주택 주변을 사전 답사하고 알고 지내던 60대 부부를 결박해 잔혹하게 살해한 뒤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50대 남성이 결국 구속됐다.

평소 알고 지내던 60대 부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A(50대)씨가 9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평소 알고 지내던 60대 부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A(50대)씨가 9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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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은 전날 도주 등을 우려해 경찰이 신청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10일 밝혔다.


광주지방법원은 전날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법원에 출석하면서 "계획범죄가 맞느냐", "혐의를 인정하느냐", "돈을 노리고 범행했느냐", "부인은 왜 살해했느냐"는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 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호송차에 오를 때까지 고개를 숙인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A 씨는 지난 5일 오후 9시 28분부터 오후 11시 57분 사이 전남광주 나주시 왕곡면의 한 단독주택에 침입해 B 씨(60대) 부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집 안에서 부부의 손과 발을 청테이프와 옷가지 등으로 결박한 뒤 남편 B 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아내는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부부는 이튿날인 6일 오후 거실과 안방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오락실에서 남편 B 씨를 알게 된 A 씨는 범행 직후 피해자 부부의 현금카드를 훔쳐 달아나 계좌에서 현금 약 600만 원을 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주 행적도 치밀했다. 범행 직전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자전거를 탄 채 피해 마을에 진입한 A 씨는 범행 후 피해자의 1톤 화물차에 자전거를 싣고 이동했다. 이어 나주시 죽산보 일대 도로변에 차량과 자전거를 잇따라 유기한 뒤 자신의 승용차로 갈아타며 경찰 추적을 따돌리려 했다.


경찰은 CCTV 추적을 통해 지난 7일 오후 2시 37분께 전남 무안군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A 씨를 긴급체포했다.


특히 경찰은 방범용 CCTV 분석 과정에서 A 씨가 범행 전 부부가 사는 주택 인근을 수차례 오가며 사전 답사를 벌인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이 같은 반복적인 답사 행위와 현금카드 인출 정황을 토대로 살인의 고의성과 계획성이 명백하다고 보고, 당초 살인 혐의에서 형량이 더 무거운 강도살인으로 죄명을 변경해 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남편에게 빌려준 돈을 받으러 갔다"며 범행 도구에 대해서도 "주택 안에 있던 흉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범행 현장과 피해자 화물차에서는 흉기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도주 중 나주대교 인근 영산강에 흉기를 버렸다"는 A 씨의 진술을 토대로 일대 수색을 이어가는 한편, 흉기 사전 준비 여부와 실제 채무 관계의 사실관계를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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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범행의 잔혹성을 고려해 A씨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하는 위원회 개최를 검토하기로 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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