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마라톤 38㎞서 자전거 탄 사진 포착
당사자 “공정한 경쟁 정신 훼손했다” 인정
후원사도 계약 해지…인플루언서 신뢰도 논란

52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의 운동 인플루언서가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인 베를린 마라톤에서 자전거를 탄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완주 기록을 개인 최고 기록이라고 홍보했지만, 경기 도중 자전거에 올라탄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졌고 후원 계약까지 해지됐다.


7일(현지시간) 싱가포르 CNA와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레드노트(샤오훙수)에서 'Abeeeer'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쑨위안위안에 대해 보도했다. 쑨은 지난 9월 27일 열린 2026 베를린 마라톤에 참가, 4시간 53분 46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알렸다.

그러나 SNS 계정 '오피셜 마라톤 타임 인테그리티 유닛(OMTIU)'이 쑨이 경기 도중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이동하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기록의 진위에 의문이 제기됐다. 사진은 전체 42.195㎞ 코스 중 약 38㎞ 지점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OMTIU는 사진과 영상, 운동 기록 앱의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인플루언서가 공개한 기록의 정확성과 부정행위 여부를 검증하는 계정이다.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베를린 마라톤에서 도중에 자전거를 타고 기록을 세운 사실이 드러나 사과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베를린 마라톤에서 도중에 자전거를 타고 기록을 세운 사실이 드러나 사과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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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별 기록도 의혹을 키웠다.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쑨은 35~40㎞ 구간을 30분 49초에 통과했다. 이는 그가 달린 전체 5㎞ 구간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해당 구간은 쑨이 자전거를 탄 모습이 포착된 지점과 겹친다.

쑨은 사진이 공개된 뒤인 지난 3일 SNS에 사과문을 올려 마라톤 도중 자전거를 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경기 중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도 이를 규정 위반의 이유로 삼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공정한 경쟁과 마라톤 정신을 훼손했다고 인정하며 "매우 부정직한 행동이었다"는 취지로 사과했다. 완주 경험을 공유하면서 자전거를 탄 사실을 의도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논란이 확산한 뒤에는 레드노트 계정에서 베를린 마라톤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후 쑨과 협업해 온 스포츠 브랜드 브룩스 차이나는 지난 4일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그와의 후원 계약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브랜드 측은 경기 후 완주 기록과 관련 자료를 확인했지만 구간별 기록을 포함한 참가 과정 전체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또한 이번 사안에 대해 사과하고 향후 협업 대상자 검증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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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의 사과로 이번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SNS에서 운동 성과를 홍보하는 인플루언서의 기록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온라인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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