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도 법정형 상향 지시했지만
설탕 담합은 1심서 징역형 집유
반독점 수사인력 대폭 확대
제도 개선 논의 주목

역대 최대 규모인 16조원대 석유화학 담합 사건까지 적발되면서 담합 범죄의 법정형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법정형 상한 개정 등 제도 보완을 지시했지만, 현행 공정거래법상 담합의 최고 형량은 여전히 징역 3년에 머물러 있다.


‘역대 최대’ 16조 담합에도 최고 징역은 3년…‘법정형 상향’ 다시 수면 위
AD
원본보기 아이콘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 1일 LG화학·애경케미칼·OCI·롯데정밀화학·PKC·유니드 등 석유화학업체 6곳과 전·현직 임직원 37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파악한 담합 규모는 16조3961억원으로, 검찰이 수사한 담합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사업자가 가격이나 생산량 등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징역형과 벌금형을 함께 선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검찰은 석유화학 담합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낮은 법정형과 범죄수익 환수의 어려움을 제도적 한계로 꼽았다. 담합으로 얻은 이익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만큼 매출액의 일정 비율 등을 범죄수익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법정형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앞서 이 대통령도 지난 2월 밀가루·설탕·전력 분에서 대규모 가격 담합 사건이 적발되자 법정형 상한 개정과 부당이익 환수 방안 등 제도 보완을 지시했다.


실제 지난 4월 3조2715억원 규모의 설탕 가격 담합 사건 1심에서는 CJ제일제당과 삼양사의 전직 경영진에게 각각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1억원이 선고돼 모두 실형을 피했다. 검찰은 선고 직후 "범행 규모와 죄질, 유사 사건의 처리 전례 등에 비춰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법정형이 올라가면 담합 행위를 한 개인 입장에서는 실형을 선고받을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경영진이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이 실형인 만큼 법정형 상향이 담합 억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1일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실에서 석유화학제품 담합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1일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실에서 석유화학제품 담합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기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맡아온 대형 담합 수사는 중수청이 이어받았다. 수사 조직의 외형은 크게 확대됐다. 서울중수청에 설치된 반독점수사국은 반독점수사1~4과를 두고 122명 규모의 정원으로 설계됐다. 검찰 공정거래조사부의 검사·수사관이 17명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7배가 넘는 규모다. 지난 2일 중수청 출범 당시 반독점수사 4개 과에는 5급 이하 수사관만 78명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AD

수사 주체가 바뀌고 관련 인력도 대폭 늘어난 만큼 대형 담합에 대한 수사 역량 강화와 함께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