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후보 56명 중 실적심사 34위 비서관 포함돼 내부 반발
5급 승진 5년 만에 4급 발탁…법정 최저연수 3년은 충족
조은희·배현진 의원, 승진 경위·심사위원장 변경 과정 추궁
허민 청장 "인사 개입 전혀 없어…번복은 잘못했다"

국가유산청이 4급 승진 대상자를 발표한 지 2주도 되지 않아 5명 가운데 3명을 교체한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첫 인사에서 허민 국가유산청장의 전·현직 비서관이 승진 대상에 포함됐다가 직원 반발 이후 재심사에서 모두 제외되면서 인사 기준과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허 청장은 특혜를 위한 개입 의혹은 부인하면서도 인사를 번복한 데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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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조은희·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전·현직 청장 비서관이 승진 대상에 포함됐다가 직원 반발 이후 제외된 경위와 4급 승진심사위원장 운영 방식 등을 잇따라 따져 물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8월28일 4급 승진심사 대상자 56명 가운데 5명을 승진자로 결정해 내부에 공지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승진자에는 실적·다면평가 34위였던 허 청장의 전 비서관과, 당시 인사팀장이자 현재 허 청장 비서관인 인사가 포함됐다.


조 의원은 특히 전 비서관이 5급 승진 뒤 약 5년 만에 4급 승진자로 결정된 점을 문제 삼았다. 국가유산청에서 통상 5급에서 4급 승진까지 10년 안팎이 걸린다는 내부 사정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발탁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5년 만의 승진 자체가 법정 승진요건을 어긴 것은 아니다. 현행 공무원임용령상 일반직 5급 공무원이 4급으로 승진하기 위한 승진소요최저연수는 3년이다. 실적·다면평가 34위라는 순위 역시 그것만으로 승진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는 아니다. 승진심사에서는 업무실적과 승진후보자명부뿐 아니라 근무연수와 보직경로, 업무역량,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문제는 첫 인사 이후 조직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다는 점이다. 조 의원은 승진 명단 발표 뒤 일주일 동안 내부 게시판에 관련 글 27건이 올라왔고 조회수는 2만1000회를 넘겼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결국 첫 심사 후 2주도 지나지 않아 다시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재심사 결과 기존 승진자 5명 가운데 3명이 교체됐고, 논란의 중심에 섰던 허 청장의 전·현직 비서관도 모두 승진 대상에서 빠졌다.


조 의원은 이 과정에서 지난 9월2일 민정수석실의 감찰이 있었다며 재심사와의 관련성을 물었다. 허 청장은 "감찰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승진심사위원장 문제도 쟁점이 됐다.


조 의원과 배 의원은 기존에 차장이 맡던 4급 승진심사위원장을 청장이 맡도록 한 과정의 적절성과 허 청장이 해당 인사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를 따져 물었다.


허 청장은 "개입은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국가유산청 인사운영 규정은 4급 이상 승진심사위원장을 청장이 맡도록 하고 있으며, 과거 문화재청 규정에서도 청장을 위원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앞서 관련 논란에 대해 청장이 위원장을 맡던 제도를 한동안 차장이 맡도록 변경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린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허 청장은 인사를 번복한 이유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생각과 직원들의 생각이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과장을 뽑고 밑의 젊은 직원들이 미래를 보고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조 의원이 "처음 인사가 정당했다면 왜 번복했고, 번복이 정당했다면 처음 인사의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추궁하자 허 청장은 "유감이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인사를 뒤집은 판단에 대해서도 "그 점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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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의원도 전·현직 비서관이 첫 승진 명단에 포함됐다가 내부 반발 이후 제외된 과정과 승진심사 절차의 적절성을 따져 물었다. 허 청장은 "자신의 판단과 직원들의 인식에 차이가 있었다"며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인사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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