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총 계약금 479억달러
직전 분기 대비 43.7% 줄어
1건당 선급금 중앙값은 24% 증가
자금 조달 부담·경쟁 구도 원인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이 신약 기술 도입을 위한 전체 계약금은 줄이면서도 계약 체결 직후 지급하는 업프론트(선급금)는 오히려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투자의 총량은 줄였지만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기술엔 확실한 금액을 얹어준 셈이다. 고금리와 약가 인하 압박으로 인한 자금 조달 부담과 제약사 간 치열해진 경쟁 구도로 기술 도입 과정에서의 옥석 가리기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옥석 가리는 빅파마…빅딜 줄었지만 선급금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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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바이오 정보업체 딜포마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헬스케어·생명과학 분야 연구개발(R&D) 파트너십의 총 계약금은 479억달러로 직전 분기(851억달러) 대비 43.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약 건수는 151건에서 135건으로 10.6% 줄었다.


반면 계약과 동시에 지급되는 선급금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올해 3분기 선급금과 지분투자 규모는 34억달러로 직전 분기 (42억달러)보다 약 19% 감소하는 데 그쳤다. 마일스톤을 포함한 전체 계약 규모가 40% 넘게 빠지는 동안 실제 계약 단계에서 지급되는 선급금 규모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이다. 특히 계약 1건당 선급금 중앙값은 2500만달러에서 3100만달러로 24% 증가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8월 중순까지 국내 기업이 공개한 기술수출 계약 총액은 아리바이오와 중국 푸싱제약이 체결한 약 47억달러 규모 계약을 제외하면 6조7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확보한 선급금 합계(아리바이오·푸싱제약 제외)는 2215억원으로 2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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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 같은 흐름을 빅파마들의 기술 평가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진 결과로 보고 있다. 고금리로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진 데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약가 인하 압력까지 겹치면서 임상 데이터나 개념입증(PoC)을 확보한 자산에만 자금을 집중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제약사 간 경쟁 심화와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도 이러한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에는 비만(GLP-1)·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일부 유망 분야로 경쟁이 쏠리면서 검증된 자산을 선점하기 위해 더 많은 선급금을 제시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주력 제품의 특허 만료로 매출 공백이 예상되는 제약사의 경우 성공 가능성이 낮은 초기 자산에 무작정 큰돈을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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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큰돈을 투자해 기술을 도입하고도 임상 3상에서 엎어지는 것을 그간 경험으로 학습한 결과"라며 "향후 2~3년간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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