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거리 사주·타로집 가격 안내 불명확
저렴한 가격 내걸고 상담 후 추가 비용 요구
소비자원 피해구제 지난해 20건…5년새 최다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S 사주·타로집'을 찾은 20대 배모씨는 가게 앞에 적힌 가격을 보고 안으로 들어갔다. 입간판에는 '사주 1만원' '타로 5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상담이 끝난 뒤 배씨에게 제시된 금액은 22만원이었다. 업주는 배씨 본인의 사주 5만원, 남자친구 사주 5만원, 궁합 10만원 등 모두 20만원에 카드 결제 시 부가세 10%가 붙는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사전에 안내받거나 동의하지 않은 남자친구 사주와 궁합 비용까지 요구받았다며 항의했다. 결국 기존 22만원 결제를 취소하고 6만원을 다시 결제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지만 20분 넘게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사주·타로집 입구에 '사주 1만원, 타로 5000원'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지은 기자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사주·타로집 입구에 '사주 1만원, 타로 5000원'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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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와 타로를 보기 위해 가게를 찾은 소비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금액을 부담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외부에는 저렴한 가격을 내걸어 소비자를 유인한 뒤 실제 상담 과정에서 서비스나 질문 수에 따라 추가 비용이 붙는 경우가 있어서다.


홍대 예술의거리 일대 사주·타로집 중 10곳을 무작위로 살펴본 결과 업소마다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정보가 달랐다. 10곳 가운데 4곳은 상담을 해봐야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있다고 답을 피했다. 질문 하나당 5000원 또는 1만원을 받는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상담 내용이나 이용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상담을 하기 전에는 비용을 알 수 없다고 했다. 다른 3곳은 추가 서비스에 따라 2만~5만원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했고, 3곳만이 기본운세 3만원이나 종합운세 5만원 등 정해진 가격을 설명했다. 소비자가 직접 가격을 꼼꼼히 확인하고 질문하더라도 사전에 정확한 비용을 가늠하기 어려운 셈이다.

실제로 운명감정서비스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운명감정서비스 피해구제 신청은 2021년 0건에서 2022년 7건, 2023년 18건으로 늘었다. 2024년에는 6건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다시 20건으로 증가하면서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많았다.


운명감정서비스는 상담을 받기 전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상담 과정에서 어떤 항목이 추가되는지, 최종 비용이 얼마가 되는지를 소비자가 미리 알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특히 외부에는 기본 가격만 표시한 뒤 상담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사주나 궁합 등 별도의 서비스를 추가하면 소비자가 처음 예상했던 금액과 실제 결제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사주·타로집 입구에 설치된 LED 전광판에 '사주 1만원, 타로 5000원'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오지은 기자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사주·타로집 입구에 설치된 LED 전광판에 '사주 1만원, 타로 5000원'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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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측은 이 같은 가격 표시 방식이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소비자가 서비스를 선택하기 전에 실제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가격과 추가 비용을 명확하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매 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실을 누락하게 되면 기만 광고라고 보고 있다"며 "경쟁 제한성이 없거나 거래 금액이 크지 않으면 예외 적용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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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운명감정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최종 비용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건물 외부에도 최종적으로 받을 가격을 표시하는 게 맞다"며 "정확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야 소비자가 충분히 비교·판단한 뒤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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