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0명 중 81명, 매일 아동학대 피소에 불안"
아동복지법 개정·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등 요구
교원 3단체가 1년 4개월 만에 대규모 집회를 열고 "교육활동 보호와 현장 중심 교육정책 수립·추진을 통해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9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교육활동 보장법 개정 촉구 전국 교원 집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94개 교원단체·노조가 동참했으며, 주최 측 추산 2만여명의 교원이 참석했다.
전국 단위 대규모 교원 집회가 열린 것은 지난해 6월 제주 교사 추모 집회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교총·교사노조·전교조 등 교원 3단체가 공동으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참석자들은 "교사 100명 중 80명은 최근 1년 내 교권 침해를 경험하고, 교사 100명 중 81명은 매일 아동학대 피소 불안에 시달리며, 교사 100명 중 94명은 정당한 교육활동조차 주저하는 현실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교권 5법 마련과 이재명 정부의 교권보호 대책이 발표됐지만, 현장은 달라진 게 없다"며 "하루에 평균 2∼3명의 교원이 상해·폭행당하고,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이어지는 참담한 현실로 인해 교사는 가르치는 일을 두려워하고, 학생은 온전히 배우지 못해 공교육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즉각 개정 등 법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교원 3단체는 최근 접수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사례 50건을 공개했다.
수행평가 시간에 종이비행기를 접는 학생을 생활지도 했다가 교사가 아동학대로 고소된 사례, 급식실을 벗어나 교문 밖으로 뛰어나가려는 학생의 팔을 붙잡았다가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또 학생에게 교실 쓰레기를 줍도록 지도하거나 결석한 학생에게 등교를 독려했다가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사례도 제시했다.
교원 3단체는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나더라도 교사가 감당한 조사와 수사, 무너진 일상은 되돌리기 어렵다"며 "정당한 교육활동을 아동학대 신고의 위협에서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송수연 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가 수치심을 안고 경찰 조사와 법정 싸움을 견뎌낼 때, 보복성·무고성 아동학대 신고가 두려워 학생을 제대로 가르치기를 포기할 때 국가는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다.
강주호 교총 회장도 "학생이 교사를 폭행했는데 오히려 교사가 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리는 비정상을 바로잡지 않을 것인가"라며 "교사가 고소·고발과 악성 민원 앞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데 어떻게 소신 있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고 지적했다.
교육정책 추진 과정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교원단체들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유보통합, 초등 저학년 오후 3시 하교, 서·논술형 평가 확대 등이 현장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에 교육이 얼어붙었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유보통합, 초등 3시 하교제, 설익은 수능 서·논술형 도입 등은 공교육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서 이들은 ▲아동복지법 개정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교육재정 개편 반대 ▲유보통합 논의 폐기 ▲초등 저학년 3시 하교 추진 중단 ▲서·논술형 평가 졸속 도입 반대 등 6대 요구 과제를 제시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평생을 바친 천재들은 뭐가되나"…3시간 만에 쏟...
교원 3단체는 "전국 교원이 외친 요구가 반드시 법과 제도로 실현되도록 단결을 이어가겠다"며 "교원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사회와 국민, 정부와 정치권의 협조와 응원을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