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술수출 신약 9개 추적 분석
6개 후보물질 임상 3상서 성과
ADC 항암제 생존기간 개선 확인

편집자주중국의 산업굴기가 그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는 가운데 바이오 분야에서의 위압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신약 후보물질 기술거래와 관련해선 전례가 없거나 매우 파격적인 성과를 최근 몇 년 간 끊임없이 창출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경쟁국들을 너끈하게 추월하는 양상이다. 중국의 이 같은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글로벌 산업계에서 쌓아올린 신뢰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때 중국을 리드하던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①中신약 통째로 쓸어담는 빅파마

②한번 팔기도 어려운데 中은 팔고 또 판다

③84억달러에 팔린 中신약, 3년 뒤 성적표는

④韓, 후기개발 체력전 버틸 수 있나


중국의 '바이오 굴기'가 굵직한 성과를 끊임없이 내놓으며 글로벌 무대를 공략하는 양상은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한 후보물질에 대한 후속 연구개발(R&D) 현황을 들여다보면 더욱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바이오 산업계 전체가 주목했던 대형 라이선스 아웃 후보물질 다수가 임상 3상 이상의 단계로 올라서며 상용화의 9부능선을 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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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는 19일 2023년 중국발(發) 라이선스 아웃 가운데 계약 규모가 10억달러 이상이고 자산과 계약금액, 실제 라이선스 이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8건의 내역을 분석했다. 이들 계약을 통해 모두 9개의 후보물질이 글로벌 빅파마로 넘어갔는데, 이 가운데 6건이 2년 안팎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임상 3상에 도달하거나 임상 3상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획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중국 시스트이뮨에서 도입한 항체약물접합체(ADC) BL-B01D1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3년 12월 최대 84억달러(약 11조2392억원)에 계약이 체결됐고, 선급금만 8억달러(약 1조704억원)에 이르는 빅딜이었다. 이 후보물질은 중국에서 진행한 세 건의 임상 3상에서 모두 주요 목표를 충족했다. 지난 6월에는 삼중음성유방암과 식도암 3상에서 각각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을 유의하게 개선했다.


다른 대형 계약도 후기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KYM바이오사이언스에서 최대 11억8800만달러(약 1조5895억원)에 도입한 CLDN18.2 ADC CMG901은 임상 1상에서 3상까지 올라갔고, 지난 7월 위암·위식도접합부암 3상에서 전체생존기간을 유의하게 늘린 것이 확인됐다. 바이오엔테크가 듀얼리티바이오에서 도입한 ADC DB-1303과 DB-1311도 각각 유방암·자궁내막암과 전립선암을 대상으로 3상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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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제약이 GSK에 넘긴 B7-H3 ADC HS-20093은 지난 7월 중국 소세포폐암 3상에서 전체생존기간을 개선한 뒤 9월 품목허가 신청이 접수됐고, B7-H4 ADC HS-20089도 올해 난소암과 자궁내막암 3상에 들어갔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에코진에서 도입한 경구용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후보 ECC5004는 임상 2b상을 마치고 3상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는 36주 기준 최대 11.8%의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개별 후보뿐 아니라 중국 신약의 후기 검증 사례 자체도 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특허가 남아 있는 글로벌 의약품을 비교약으로 둔 중국발 신약의 '헤드투헤드' 임상 3상은 2020년 한 건도 없었지만 2023년 4건, 2024년 9건, 지난해 6건으로 늘었다. 중국에서 개발된 혁신신약의 미국 식품의약국(FDA)·유럽의약품청(EMA) 승인도 2020년 2건에서 2024년 6건으로 증가했다. 중국 신약이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맺는 데서 그치지 않고 후기 임상과 허가 단계에서 성과를 내는 사례가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계약이 모두 살아남은 것은 아니다. 노보노디스크가 2023년 KBP바이오사이언스에서 최대 13억달러(약 1조7394억원)에 인수한 고혈압 치료제 오세두레논은 이듬해 임상 3상 중간분석에서 유효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개발이 중단됐다. 헝루이제약이 독일 머크(KGaA)에 기술수출한 PARP1 억제제 HRS-1167도 초기 임상 이후 추가 개발이 멈췄다. 9개 후보 가운데 7개는 후기 개발이 이어졌지만 2개는 글로벌 제약사의 개발 포트폴리오에서 탈락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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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라이선스 계약은 후보물질에 대한 첫 번째 평가일 뿐"이라며 "기술수출 발표 당시 총계약액보다 몇 년 뒤 파트너사가 후보물질에 대한 개발을 어디까지 진행했는지가 중요한데, 글로벌 임상 3상까지 간다는 것은 내부 개발 우선순위에서 살아남아 계속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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