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술수출 104건 분석해보니
복수 자산 거래 비중 32%→43%
빅파마, 후속 신약 개발 능력 주목

편집자주중국의 산업굴기가 그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는 가운데 바이오 분야에서의 위압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신약 후보물질 기술거래와 관련해선 전례가 없거나 매우 파격적인 성과를 최근 몇 년 간 끊임없이 창출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경쟁국들을 너끈하게 추월하는 양상이다. 중국의 이 같은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글로벌 산업계에서 쌓아올린 신뢰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때 중국을 리드하던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①中신약 통째로 쓸어담는 빅파마

②한번 팔기도 어려운데 中은 팔고 또 판다

③84억달러에 팔린 中신약, 3년 뒤 성적표는

④韓, 후기개발 체력전 버틸 수 있나


중국 바이오 기술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들의 시선이 최근 들어 빠르게 변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개의 후보물질과 신약 발굴 플랫폼을 한꺼번에 확보하는 과감한 기술거래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하나의 후보물질을 어렵사리 사들였다가 작은 문제라도 발생하면 계약금을 날리는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거래 자체를 파기하기 일쑤일 정도로 아슬아슬한 업계의 거래 관례를 감안하면 중국의 바이오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그만큼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C쇼크, 벼랑 끝 K산업|바이오]①中신약 통째로 쓸어담는 빅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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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아시아경제가 관련 공시 및 발표자료 등을 바탕으로 지난 3년 간 글로벌 빅파마에 대한 중국 바이오기업들의 10억달러(약 1조3380억원) 이상 규모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사례 104건을 분석한 결과, 두 개 이상의 자산·프로그램이 묶였거나 신약 발굴 플랫폼이 포함된 라이선스 아웃 거래 비중은 2024년 31.8%에서 올들어 지난 9월까지 43.2%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잠재 계약액에서 이런 유형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6.6%에서 68.6%로 불어났다. 올해 4분기 거래의 결과까지 포함하면 비중이 더 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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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중국 헝루이제약 간의 계약이 일례다. BMS는 지난 5월 헝루이제약과 최대 152억달러(약 20조3376억원) 규모의 기술이전(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대상은 신약 프로그램 13개인데, 이 가운데 5개는 아직 후보물질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앞으로 함께 신약 후보물질들을 발굴해낼 가능성에 베팅을 한 셈이다.


중국이 글로벌 기술거래 시장에서 차지하는 몫도 커졌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액 가운데 중국 관련 거래 비중은 2019~2021년 5%에서 2022~2024년 27%로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12월1일까지 48%를 차지해 미국(29%)을 웃돌았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가 집계한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의 외부 도입 자산 가운데 중국 기업이 원개발사인 비중은 40%였다. 2024년 30% 미만에서 1년 만에 크게 높아졌다. 중국산 치료제 도입 계약의 잠재 금액은 2024년 450억달러(약 60조2100억원)에서 지난해 1050억달러(약 14조4900억원)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920억달러(약 123조960억원)에 달했다.


화이자는 지난 5월 중국 신다바이오와 최대 105억달러(약 14조49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초기 항암 신약 12개를 한꺼번에 확보했다. 협상은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시작해 5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마이클 위 신다바이오 최고경영자(CEO)는 계약 이후 "화이자는 처음부터 단일 멀티자산 계약을 선호했다"고 밝혔다. 후보물질 12개를 각각 발굴해 실사하고 계약하는 대신 한 회사에서 여러 파이프라인을 한 번에 확보한 것이다. 신다바이오가 각 후보물질을 임상 1상까지 개발하면 이후 화이자가 글로벌 개발을 주도하며, 일부 자산은 미국·유럽에서 개발비를 공동 부담하고 판매 이익을 나눠갖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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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가 중국에 투입하는 자금은 신약 도입에 그치지 않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30년까지 중국에 150억달러(약 20조700억원)를 투자해 신약 발굴과 임상개발, 생산 역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연구개발센터를 확충하고 우시·타이저우·칭다오·베이징의 생산시설에도 투자한다. 이 회사는 2023년 이후 중국 기업 15곳과 16건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유망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사들이는 동시에 현지 연구개발 기반까지 넓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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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파마들이 중국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도 개별 후보의 임상 데이터에서 후속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낼 능력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미 만들어진 후보뿐 아니라 향후 발굴될 프로그램까지 계약에 포함되는 것도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국내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회사에서 좋은 후보가 계속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하면 개별 자산만 계약하기보다 발굴 시스템과 후속 파이프라인까지 먼저 확보하려는 수요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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