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고교교육 정상화 촉구' 공동 기자회견

교육당국이 수능과 내신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지만 교육계에서는 '고교학점제'에 따른 혼란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는 오전 정부서울청사 정문에서 '고교교육 정상화 촉구 교원 3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에 "고교학점제로 인한 학교의 혼란부터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8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가 정부서울청사 정문에서 '고교교육 정상화 촉구 교원 3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교총

8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가 정부서울청사 정문에서 '고교교육 정상화 촉구 교원 3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교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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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3단체는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2년 차에도 학교 현장은 여전히 혼란과 파행을 겪고 있다고 했다. 입시 유불리에 좌우되는 과목 선택, 학교 규모에 따른 교육격차, 교원 부족과 교사의 다과목 지도 부담, 학생의 학업 부담이 겹치며 학교는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2027년에 고교학점제 첫 적용 학생들이 2028학년도 대입을 치르는 만큼, 교육과정과 대입제도의 부정합성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로와 적성에 따른 배움을 보장하겠다던 선택 수업마저 입시 준비로 귀결되는 문제부터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계속 방치할 경우, 현재의 학생뿐 아니라 앞으로 입학할 학생들에게도 같은 혼란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고교학점제 도입 후의 혼란을 충분히 점검하고 해결하지 않은 채, 또다시 대입 서·논술형 도입을 앞세우면서 새로운 개편에 대한 학생·학부모·교사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서·논술형 평가 확대에 대해 "학생에게 충분히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쓸 기회를 보장할 교원과 수업 여건부터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수업·출제·채점 시간,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 민원 대응과 오류에 대한 책임을 검증하지 않은 채 평가 방식만 바꾸면 입시 부담이 다른 형태로 옮겨가고 교육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수연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중등교사노조가 7월 20일부터 8월 3일까지 고등학교 교사 11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8.2%가 고교학점제의 전면 재검토·폐지 또는 전면적인 보완을 요구했다"며 "76.1%는 내신 5등급제 이후 학생의 경쟁과 부담이 커졌다고 답했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소규모 학교의 과목 선택권 제약과 교육격차를 지적하며 "지금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다음 개편은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교원은 늘리지 않으면서 업무만 늘리고, 교사의 헌신으로 제도의 빈틈을 메우는 방식은 끝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로·융합 선택과목의 절대평가 환원, 미이수제와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폐지, 학생부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재량 축소를 촉구했다. 또한 평가방식만 바꾼다고 수업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며, 서·논술형 평가 확대에 앞서 수업의 변화와 학교 여건, 채점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앞서 전교조가 실시한 '고등학교 평가 체제 및 수능 서·논술형 평가에 대한 교원 인식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전교조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교사 14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0.4%가 수능 서·논술형 도입에 반대했다.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에 '적극 반대'한 응답은 52.6%, '대체로 반대'는 17.8%였다. 찬성은 15.1%에 불과했다.


도입 시 예상되는 문제를 묻는 문항에서는 사교육 확대 가능성을 높게 본 응답이 94.3%로 가장 높았다. 채점 공정성·신뢰성 논란과 학교·지역·학생 간 교육격차 확대는 각각 93.0%였다. 반면 사고력·논리적 표현 능력 향상 가능성을 높게 본 응답은 31.9%, 질문·토론·탐구 중심 수업 확대는 26.0%였다. 전교조 측은 "서·논술형이라는 문항 형식만으로 교육적 효과가 실현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현장의 판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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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예상되는 문제는 명확하고 효과는 불분명한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라며 현장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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