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냥 먹지 마세요"…매출 30% 폭증시킨 과자 먹는 법[지금사는방식]
말먹·얼먹·뿌먹…'식감 리폼' 유행
스테디셀러 과자 제2전성기
익숙한 스테디셀러 과자를 취향에 따라 새로운 식감으로 재창조해 즐기는 이른바 '맛꾸(맛 꾸미기)' 트렌드가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그대로 섭취하는 기존 방식을 벗어나 우유에 말거나 음료에 불려 얼리고 디저트에 토핑으로 뿌려 먹는 형태의 '식감 리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지면서 익숙했던 장수 브랜드들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말먹·얼먹·뿌먹' 식감의 재발견… 매출 30% 껑충
9일 오리온에 따르면 '초코칩쿠키', '마이구미', '미쯔' 등 대표 스테디셀러 제품들이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커스텀 디저트 소재로 재조명받으며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상품은 오리온의 대표 장수 쿠키인 '초코칩쿠키'다. 최근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초코칩쿠키를 우유에 담가 말아 먹는 일명 '말먹' 레시피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 3월 선보인 '초코칩쿠키 말차라떼맛'의 경우 우유에 적셨을 때 쿠키 텍스처가 부드럽게 풀리며 고급 디저트 카페의 초코·말차 라떼 음료와 유사한 풍미를 낸다는 입소문을 탔다. 이 같은 열풍에 힘입어 초코칩쿠키의 올해 1~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젤리 브랜드 '마이구미'는 탄산음료에 일정 시간 불린 후 냉동실에 얼려 먹는 '얼먹' 레시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겉은 사각거리고 속은 쫄깃한 이중 식감을 구현하는 이 방식은 관련 숏폼 영상 조회 수가 400만 회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코코아 맛 미니 쿠키 '미쯔' 역시 우유에 말아 먹는 방식은 물론, 요거트나 아이스크림 위에 고명으로 올려 바삭함을 극대화하는 '뿌먹(뿌려 먹기)' 레시피가 화제가 됐다. 오리온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자발적 활용법을 적극 수용해 아예 제품화한 '오!그래놀라 미쯔 스모어'를 정식 출시하기도 했다.
단순 조리법 조합 넘어 '식감 리폼'으로… 진화하는 모디슈머
식품업계에서는 이 같은 '맛꾸' 열풍을 단순한 일회성 유행이 아닌, 소비자 욕구가 진화한 결과로 해석한다. 과거의 모디슈머가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처럼 서로 다른 제품을 섞어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의 소비 트렌드는 제품의 '식감' 자체를 취향대로 개조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풀이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 친숙한 젊은 세대가 오감 자극 요소 중 하나인 '식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과 맞물려 있다. 바삭함, 쫄깃함, 부드러움 등 선호하는 식감을 조합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 문화로 정착하면서 과자가 단순한 주전부리를 넘어 '창작의 재료'로 탈바꿈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제조 과정을 주도하며 개성을 표현하려는 성향이 식품 소비에도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며 "특히 SNS를 통한 경험 공유가 필수적인 세대적 특성상 시각적·청각적 재미를 동시에 주는 식감 리폼 콘텐츠가 더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장수 브랜드의 영리한 생존법… 경험 가치가 지갑 연다
'맛꾸' 트렌드는 기업 입장에서도 브랜드 유산을 지키면서 신규 젊은 고객층을 대거 유입시킬 수 있는 고효율 마케팅 기회가 되고 있다. 별도의 대규모 R&D 투입 없이도 소비자가 직접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고 소비 주기를 단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리온은 소비자들이 제안한 레시피를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하거나 이를 실제 신제품 기획에 반영하는 등 소비자와의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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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최근 유통가를 관통하는 흥행 키워드는 '완성품 판매'에서 '경험 제공'으로 이동하고 있다.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하는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가 식품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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