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대상 국감서 여야 충돌
국힘, 김용범 증인 채택 거듭 요구

"누군가는 감옥 갈 사안이다."

"국민 자산 수십조가 그냥 약탈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악의 정책 실패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단종레) 상품을 두고 뜨거운 책임 공방이 펼쳐졌다. 야당은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의 증인 채택을 재차 요구하는 한편, 금융당국 수장인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반면 여당은 정책 설계와 시행 과정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청와대 개입설은 다소' 음모론'적이라고 선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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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8일 오전 금융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정책 필요성 등 여러 가지를 보면서 (단종레 상품을) 도입했는데,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상황을 만들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린 부분에 대해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이는 이날 국감 첫 질의부터 단종레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쏟아진 탓이다. 앞서 정부는 해외에서는 투자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 불가능한 비대칭적 규제를 해소한다는 취지로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장을 허용했지만, 사실상 국내 증시를 베팅판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기초 종목의 하루 등락률을 두배 추종하는 해당 상품 출시 후,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이 확인된 탓이다.

특히 야당의원을 중심으로 단종레 상품 도입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설, 김용범 전 실장 증인 채택 요구가 잇따랐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방선거 일주일 전 졸속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국민 피해가 54조원에 달했다"며 "고위험 금융상품 출시에 청와대가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왜 당시 김 전 실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는 건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간 정부측 해명과 달리 지난 1월 대통령실 주재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유관기관들이 단종레 도입을 제안하지 않았다는 주장 등이 잇따른 만큼, 김 전 실장 등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 세세한 정책 결정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러한 정황들을 언급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가 주범이고 금융투자협회 그리고 금융위원회가 공범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또한 "(청와대와 금융권 내부에서도) 백이면 백 다 김용범 전 실장을 지목한다"며 "그러면 그분이 (증인으로) 여기(국감장) 나와서 깔끔하게 왜 했다고 정리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억원 위원장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사과해주는 용기에 감사하다. 그 용기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이 자리에 설 분이 과연 금융위원장인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단종레가 청와대나 김 전 실장의 압박에 의한 것이 아닌, 금융위 소관이라고 했던 과거 입장을 그대로 갖고 있냐는 박준태 의원의 질문에 "여러 의견을 들었다. 예전부터 해외는 되는데 왜 국내는 막느냐는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왔다"고 답했다. 이에 박준태 의원은 "금융위가 주도했다는 입장 그대로 받아들이겠다. 국정조사든, 수사든, 특검이든 해서 누군가는 감옥 갈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다시 돌아가도 단종레를 도입할 것이냐는 질타에는 "당시 외환시장이 굉장히 어려웠다. 환율이 1500원을 뚫느니 일부 언론에서는 제3의 외환위기 이야기도 나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금융위에서 단종레가 외환시장에 끼칠 영향 등을 분석한 자료는 없었고 출시 자체가 성급했기에 정치적 의도를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추가 지적이 나오자 "정책 도입 필요성 외에도 좀 더 세심하게 살펴봐야 하지 않은지 그런 부분을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10.08 윤동주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10.08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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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시장 감시 실패 등을 지적하면서도 단종레 ETF 출시가 불필요한 측면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에서 도입하라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야당에서) 음모론적으로 몰고 가는 측면이 있다"며 "오래전부터 미국에서, 1년 전에는 홍콩에서 국내 주식을 기반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나왔고) 국내 투자자들에 의해 거래됐기 때문에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 역시 "야당의 지적은 본질이 아니다"라며 "그때 도입이 불가피했다"고 편들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이 문제는 상품 출시에 대한 승인이 아니라,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 소위 HFT(초단타매매) 전략을 사용하는 세력과 이를 관리할 책임이 있는 한국거래소의 관리 실패에 본질적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1~5월 월평균 HFT 거래대금은 약 2700조원이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인 6~8월에는 4200조원으로 52% 증가했다. 이에 따라 ETF 리밸런싱 연계 거래에 대한 전수조사는 물론, 거래소의 시장감시 기능을 별도 독립기구로 분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거래소가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위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엄격하게 점검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거래소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해외 사례 등을 살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는 단종레 피해 규모를 두고서도 공방을 벌였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렇게 시장을 뒤흔든 자본시장의 대참사가 발생했으면 이걸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들이 피해를 얼마나 봤는지 그리고 이런 상품을 출시했을 때 반성해야 될 건 뭔지, 앞으로 동일하게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때 금융위가 어떤 일을 해야 될지 이런 것들을 밝히는 건 당연한 책무가 아니냐"고 금융당국을 비판했다.


최은석 의원은 금감원 자료를 인용해 직접손실 규모가 2조3000억원이며 이는 매도로 인해 확정된 손실로 실제보다 축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단종례의 심각한 부작용은 웩더독"이라며 "(간접손실까지) 이걸 다 따지면 수십조의 우리나라 개인, 기관의 자산이 허공으로 증발했다. 국민 자산 수십조가 그냥 약탈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여당은 야당에서 주장하는 피해액 산정이 부정확하다고 맞섰다. 박홍배 의원은 "기초 자산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내려간 것이고 그것이 레버리지로 돼 있으니 (피해액을) 절반 정도로 보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 투자 피해액이 54조에 가깝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씨티은행에서 비공식 시장 논평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억원 위원장 역시 "대상 자체가 단종레 ETF가 아니라 전체 레버리지 ETF"라며 부정확한 추정이라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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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는 오후 2시부터 국감을 재개할 예정이다. 단종레 EFT 도입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 여부 등 외에도 최근 금융권 해킹, 가계부채, 부동산,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투자 배경 등을 중심으로 오후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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