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4년 월평균의 약 4배
골드뱅킹 이어 '소액 금테크' 열풍도 확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금값이 한풀 꺾이자 향후 가격 반등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한때 품귀 현상을 빚었던 은행권 골드바는 최근에도 매달 300억원 안팎씩 팔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 5월 322억원, 6월 327억원, 7월 314억원, 8월 335억원, 9월 291억원을 기록했다. 금값이 급등했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2022~2024년 3년간 월평균 판매액이 약 85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판매 규모는 약 4배 수준으로 불어난 셈이다.
금값 조정에도 월 300억원…저가 매수 수요 여전
올해 들어 금값이 고점에서 내려오면서 골드바 판매 규모는 이전보다 다소 줄었지만, 투자 열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값이 떨어지자 향후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사들이는 저가 매수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도 늘어난 금 투자 수요에 맞춰 골드바 공급처와 상품 종류를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삼성금거래소 골드바 판매·매입 대행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했다. 기존 한국금거래소에 삼성금거래소까지 공급처를 추가한 것이다.
삼성금거래소를 통해 공급되는 골드바는 3.75g·10g·37.5g·100g 등 4종으로,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10일부터 모바일 앱과 인터넷뱅킹을 통한 골드바 판매를 재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한국금거래소의 3.75g·37.5g 골드바를 추가해 판매 상품을 5종으로 늘렸고, 신한은행도 지난 5월 112.5g·375g·500g 상품을 추가하면서 한국금거래소 매매 대행 골드바를 총 7종으로 확대했다.
지난해엔 '없어서 못 팔아'…은행들 공급망 확대
금값 하락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금은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이라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상대적 매력이 떨어진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대까지 치솟으면서 금값 하방 압력이 커졌다. 여기에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도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두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골드바 공급망을 넓히는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품귀 현상이 있다. 지난해 10월 금값이 급등하면서 공급업체의 물량이 부족해지자 NH농협은행은 소형 골드바 판매를 중단하고 연말까지 100g과 1㎏ 제품만 판매했다.
신한은행 역시 공급 부족으로 한동안 37.5g 제품만 판매했으며, 국민·하나·우리은행도 올해 초까지 1㎏짜리 대형 골드바 위주로 판매해야 했다. 올해 들어 공급 상황이 다소 개선되면서 판매가 재개됐지만, 수급난은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지난 4월에도 국민·신한·우리은행에서는 1㎏ 제품만 구매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금값 급등기에 원하는 중량의 골드바를 확보하지 못해 판매 기회를 놓친 경험을 한 은행들이 공급처와 판매 중량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값이 급등할 때 공급 부족으로 판매 기회를 놓치는 일을 막기 위해 공급처와 판매 중량을 미리 다양화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금 통장에도 1.6조원…소액 금테크 상품도 확대
실물 골드바뿐 아니라 통장을 통해 금을 사고파는 '골드뱅킹'에서도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해 말 1조9296억원에서 올해 1월 말 2조443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금값 조정과 함께 잔액은 감소했지만 지난 9월 말 기준 1조67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말 1조1394억원과 비교하면 약 47% 증가한 수준이다.
은행권은 소액으로 금 투자를 시작하려는 고객을 겨냥해 판매 중량과 투자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8월 한국금거래소 제휴 상품에 37.5g짜리 골드바를 추가했고, 우리은행은 지난 7월 3.75g 제품을 새로 선보였다. 신한은행도 다양한 중량의 상품을 추가하며 선택지를 넓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1일 실물 금 거래 플랫폼 '금방'과 제휴해 26주 동안 목표 중량을 정해 금을 나눠 사 모으는 '금 모으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용자는 1돈·2돈·3돈·5돈·10돈 가운데 목표 중량을 선택한 뒤 6개월 동안 매주 당시 금 시세에 맞춰 금을 분할 매수할 수 있다. 매입한 금은 실제 실물 금으로 확보돼 한국예탁결제원과 제휴사의 전문 금고에 보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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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진 투자 열기에 전문가들은 "금리가 오르면 통상 금값에는 악재지만, 시장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미 어느 정도 반영한 만큼 실제 긴축이 이어져도 금값 하락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위험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산 배분 차원의 금 투자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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