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분만·응급 등 자료 요구에 대부분 "산출 불가"
전남대병원 중환자실 연간 최대 150억원 적자

필수의료를 수행할수록 적자가 발생한다며 정부 지원 확대를 요구해 온 국립대병원 상당수가 정작 필수의료 분야에서 얼마의 적자가 발생하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국감]국립대병원 9곳 중 8곳, 필수의료 적자 규모도 못 따져…"원가관리 깜깜이"
AD
원본보기 아이콘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주요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중환자의학과 등 4대 중점 필수의료 분야의 진료수지와 원가를 별도로 산출하지 못하는 병원이 대부분이었다.

소 의원이 각 병원에 연도별 진료수지 적자 규모와 주요 적자 요인을 요청했지만 부산대병원은 진료과별 의료비용과 당기손익을 구분해 산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경북대병원도 원가보전율과 진료수지 적자 규모를 산출하지 못하고 의료수익 자료만 일부 제출했다.


경상국립대병원은 세부 원가 산출을 위한 원가관리 시스템을 구축 중이어서 자료 산출이 어렵다고 밝혔고, 강원대병원과 충북대병원 역시 현행 회계체계로는 진료과별 비용과 손익 산출이 어렵다고 답했다. 충남대병원도 산출 불가, 전북대병원은 진료과별 의료비용과 적자 규모를 산출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제주대병원도 원가계산 자료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이유로 산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전남대병원은 4대 필수의료 분야의 최근 3년간 진료수지를 산출해 제출했다. 전남대병원의 중환자실 적자는 2023년 113억9900만원, 2024년 150억1000만원, 2025년 132억5300만원에 달해 3년 연속 100억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소아청소년과도 38억6600만원, 43억500만원, 41억7600만원의 적자를, 산부인과 역시 45억4100만원, 46억4300만원, 33억2500만원 적자를 냈다. 응급의학과는 2023년 26억8100만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12억9400만원, 2025년 23억9800만원 적자로 전환했다.


전남대병원은 적자 원인으로 인건비와 재료비 부담을 꼽았다. 소아청소년과는 수익 대비 인건비와 주사약품비 등 재료비 중 심의 비용 부담이 컸고, 산부인과는 인건비와 재료비 증가에 따른 비용 확대가 적자 요인으로 제시됐다. 중환자실은 인건비와 위생 진료재료비 부담이 주요 원인이었다.


제주대병원은 대부분 진료과의 원가 산출이 어렵다고 했지만, 소아청소년과에 대해서는 별도 원가분석 용역을 실시했다. 이를 토대로 2025년 약 42억원의 사후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 의원은 필수의료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나 공공정책 수가 확대가 실제 적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병원별로 원가를 산출하는 방식 자체가 제각각인 상황에서는 어느 분야에 얼마를 지원해야 하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AD

소 의원은 "국립대병원들이 '필수의료를 할수록 적자'라며 국민 세금 지원을 요구하면서 정작 얼마의 손해를 보는지 원가조차 뽑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각한 직무유기"라며 "보건복지부는 모든 국립대병원에 통일된 표준 원가관리 회계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고 이를 경영평가와 재정 지원과 직접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