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선행지수 엇갈려
지표만 좋은 호황 '온도차'
높아진 눈높이와 고금리 부담
우리나라 경제가 경기 확장의 후반부에 진입했으나 수출·반도체 중심의 온기가 가계 소득이나 전체 기업 수익으로 확산되지 못한 채 고금리 부담만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시장의 시선이 한미 금리 상승세에 집중되면서 월말·월초 발표된 실물 경제지표가 소외받고 있으나 주요 지표들은 고금리 여파가 예상보다 심각하며 각 경제주체에 미치는 부담 역시 비대칭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지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반대로 엇갈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수출을 중심으로 한 동행지수는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주요 금융시장 가격변수나 심리지표를 근간으로 하는 선행지수는 하락 반전하는 흐름이다. 경기는 확장 국면을 지속하고 있지만 향후 기대는 하락하고 불안은 증가하는 국면이다. 이는 경기 확장의 후반부에 나타나는 대표적 양상이다.
선행지수의 하락은 지난 6월 중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린 영향이 컸다. 여기에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 중인 뉴스심리지수에서 나타나듯, 부정적인 뉴스들이 누적되며 시장의 기대를 꺾고 불안감을 키우는 상황이 반영됐다. 특히 뉴스심리지수의 하락세가 추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최근 심리지표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하락 전환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추세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경기 확산의 부재와 부문별 온도 차이도 주요 리스크로 지목됐다. 경기 사이클이 이미 후반부에 접어들었음에도 경기 온기가 전방위로 퍼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경기의 온기 확산 여부를 보여주는 생산확산지수를 보면, 광공업은 최근 하락 반전했고 서비스업은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호황의 열기가 가계 소득이나 기업 수익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나 주가지수 상승에 힘입어 소비에 대한 기대지수는 높아졌지만 이것이 실제 소비로 침투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호황의 온기가 임금이나 고용 등 가계의 실질적인 소비 여력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체감경기와 실제 기업 이익 환경 간의 괴리도 심각하다. 보고서는 전체 경기나 업황에 대한 기대에 비해 기업들의 채산성이 여전히 장기 평균을 밑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상장기업 영업이익 증가율과 실제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 간 격차가 매우 커졌다. 경제 전반의 기업 이익 환경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반면 강한 해외 수요에 힘입은 일부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이익이 더해지면서 헤드라인 영업이익 증가율만 착시적으로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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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눈높이가 높아진 수요를 소득이나 이익으로 뒤따라가지 못한다면 결국 빚을 내서 따라가야 할 수도 있는데 지금의 고금리는 이 흐름을 막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기대는 높아지는데 이를 충족할 조건이 쉽게 만들어지지 못한다는 것은 기대 역시 길게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부문에서 설비투자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자금사정이나 채산성은 부채 수요나 필요성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하며, 고금리로 인한 부담 역시 클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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