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농지조사 후속조치 보완책
3대 투기유형 외에는 처분명령 부과 안 해
상담센터 운영·현장설명회 등 현장 불안 최소화 총력

정부가 농지조사를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투기가 아닌 일반적인 농지법 위반은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처분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21일 당정이 '자진 정비 기간' 부여 등 보완책을 발표한 지 16일 만에 내놓은 재보완 대책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을 발표했다. 앞서 당정은 지난달 21일 구두 임대차와 고령농 휴경 등 경미한 농지법 위반에 대해 자진 정비 기간을 부여하고 정상화·양성화를 유도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전수 조사에 대한 반발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검토 소식에 농산물 가격 하락 등을 우려한 농민들의 반발도 커진 상황이다. 이번에는 농지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 처분 자체를 대폭 제한하는 특별조치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명백한 투기 행위로 판단되는 농지의 경우도 충분한 소명 절차를 부여한 뒤 현행 농지법에 따라 처분명령 부과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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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농지 투기 유형만 처분명령= 처분 대상이 되는 투기는 세 가지로 제시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에서 영농계획서를 내고 농지를 취득한 뒤 농사를 짓지 않고 방치하거나 임대한 경우(상속 제외) ▲경매 등으로 농지 지분을 사들여 되팔 목적으로 허위 영농계획서를 낸 뒤 방치하거나 임대한 경우 ▲농업법인을 만들어 농지를 취득한 뒤 농지를 쪼개 팔거나 임대해 부동산 수익을 올린 경우 등이다.


유형별 후속조치도 구체화했다. 상속농지는 휴경이나 소유상한 초과가 확인되더라도 처분하지 않고 제도 개선 자료로 활용한다. 고령으로 직접 경작하지 못하거나 이웃·친척이 대신 경작하는 관행적 임대차는 현행법상 임대 허용요건을 입증하지 못해도 처분하지 않는다. 종중·사찰·미등기 상속 등 소유관계가 복잡한 농지와 맹지 등 영농이 어려운 농지도 세 가지 투기 유형이 아니면 처분 대상에서 제외한다. 농업용 창고, 농업인 주택, 간이 농산물 처리시설이 인허가 없이 설치된 경우에도 조사에서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원상회복을 요구하지 않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투기 행위가 아니라면 농지조사 이후에 조사 결과를 근거로 처분의무나 이행강제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경미한 위반은 처분명령 내리지 않고 조사 결과 파악된 정보를 토대로 현실과 맞지 않는 농지제도를 개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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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센터 운영·현장 설명회 등 현장 우려 해소 총력= 특별조치법 유효기간에는 '양성화 특례'도 운영한다. 관행적 임대차는 현재 규정에 맞는지를 따지지 않고, 특례기간 중 서면 계약을 맺으면 계약 동안은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한다. 농지은행에 위탁하는 경우에도 기존 실경작자를 지정해 계약할 수 있다. 미허가 시설은 다른 법령상 요건을 충족한다면 사후 허가를 신청할 수 있고, 비농업용 시설은 농지보전부담금을 내야 한다. 장기간 임야화한 농지나 농지로 쓰여 온 임야 등은 신청 시 지목을 바꿀 수 있다. 다만 농업진흥지역에서 금지된 시설이나 다른 법령상 허용되지 않는 시설은 특례에서 제외된다. 팔거나 맡기고 싶어도 농지은행이 다 받아주지 않는다는 현장 의견에 따라 매입·수탁 범위를 넓힌다. 대기물량 해소를 위해 2027년 예산을 늘리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하고, 지금은 영농에 바로 쓸 수 있는 진흥지역 농지 위주인 매입 대상에 비진흥지역 농지도 포함한다. 농지를 맡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도 않는다. 위탁은 소유자가 선택하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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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로 모은 정보는 제도 개편에 쓴다. 정부는 등기부, 토지대장, 농지대장, 농업경영체, 전용허가 등 분산된 정보를 연계해 교차 검증하고, 농업인이 지역별 농지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2027년 상반기 농지법 개정에는 임대차·휴경 인정사유 확대, 실경작자와 임차농 권리 보호, 종중·사찰·미등기 상속농지의 적법한 임대차 계약 방안 등을 반영한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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