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옆 별도 물 저장공간 확보 일환

정부가 극한가뭄에 대비해 강변에 물을 임시로 저장하는 천변저류지를 용수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성장으로 장래 용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 댐 중심의 수자원 확보에서 벗어나 수원을 다각화하겠다는 취지다. 하루 65만t의 용수가 필요한 서남권 반도체클러스터를 둘러싸고 가뭄 때 안정적인 용수 공급이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추가 수원을 확보하기 위한 구상으로도 풀이된다.


8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천변 저류지를 활용한 이·치수능력을 증대하기 위해 사업 시급성, 경제성 등을 평가해 2~3곳을 천변저류지 용수공급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할 계획이다. 천변저류지는 강변에 설치해 홍수가 발생하면 하천의 물을 일시적으로 가뒀다가 평상시에는 하천유지용수나 농업용수 등으로 다시 공급하는 시설이다. 하천 본류와 직접 연결하지 않고, 하천 옆에 별도의 저장 공간을 만들어 필요할 때만 물을 들여보내는 '오프라인' 방식으로 설치한다. 이는 기존 하천의 흐름을 끊지 않고 연속성을 유지해 주택 등의 이주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기후부의 설명이다.

청도 운문댐 강우량이 예년 대비 절반 정도로 기록되며 가뭄이 장기화하고 있는 5일 경북 청도군 운문댐이 수면선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청도 운문댐 강우량이 예년 대비 절반 정도로 기록되며 가뭄이 장기화하고 있는 5일 경북 청도군 운문댐이 수면선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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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때 물 저장하고 홍수 때 물 가둔다

기후부는 먼저 어느 지역에 천변저류지를 조성하면 가뭄 때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 살펴볼 계획이다. 유역별 물관리 여건과 기존 댐, 하천, 저수지의 활용 현황을 파악하고 극한가뭄에도 용수 공급에 도움이 될 만한 지역을 추린다. 국내외 천변저류지 활용 사례도 조사해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활용 방안을 찾기로 했다.

후보지는 기존 댐의 상류와 하류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찾는다. 물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사업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는지, 경제성은 있는지 등을 따져 시범사업 대상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후보지가 정해지면 물의 흐름과 수위를 분석해 저류지의 적정 규모와 위치, 시설 형태를 구체화한다. 물을 저장했다가 공급하는 운영 방식과 홍수 때 피해를 줄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기후부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토지와 주택이 물에 잠길 가능성, 보상 대상과 규모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조건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댐과 연계…제도 개선까지 검토

기후부가 구상하는 천변저류지는 별도의 물그릇을 하나 더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존 댐과 연계해 물을 저장하고 필요할 때 공급하는 방식을 검토해 수질관리와 용수공급은 물론 홍수조절과 친수 기능까지 한꺼번에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시설로 만드는 방안이다.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기후부는 관련 법령과 인허가 절차를 살펴보고 현행 제도에서 걸림돌이 되는 부분과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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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가 천변저류지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서는 서남권 반도체클러스터의 막대한 용수 수요가 대두되면서 첨단산업의 안정적인 수원 확보의 필요성도 부각되면서다. 기후부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가뭄과 홍수의 변동성이 커지고 첨단산업의 용수 수요도 증가하는 만큼 다양한 수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폭넓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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