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82.5% 늘었다. 같은 날 발표된 1~8월 경상수지 흑자는 2792억달러로 1년 전의 네 배 규모이고, 9월 반도체 수출도 처음으로 월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들 지표의 공통 배경에는 인공지능(AI)발 메모리 호황이 있다. 반도체가 기업 실적과 국가 대외수지를 함께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화려한 숫자 뒤편에는 다른 그림도 있다. 일단 삼성전자 사업부별 온도 차가 너무 크다. 메모리가 전체 영업이익을 이끈 반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고, 스마트폰·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도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전 사업이 고르게 성장했다기보다 메모리 호황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사업 구조인 것이다.
한국 경제도 비슷하다. 경상수지와 수출 호조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의 기여분이 크다. 그러나 메모리는 수급과 기술 세대교체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흔들리는 산업이다. 불과 몇 년 전 적자를 냈던 업종이 지금의 기업 실적과 수출을 떠받치고 있는 사실은, 다음 사이클 대비에 서둘러 착수해야 할 필요성을 말해준다.
중요한 것은 투자 방향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반도체, 완제품 경쟁력을 되살리는 데 투자 여력을 활용해야 한다. 정부 역시 반도체 인프라를 뒷받침하되 바이오·방위산업·이차전지 등 다음 성장 동력을 키우는 투자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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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원 영업이익과 대규모 경상흑자는 분명 반가운 기록이다. 동시에 한국 기업과 경제가 메모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도 극명하게 보여준다. 지금 번 돈과 확보한 시간을 다음 기술과 산업에 재투자해 또 다른 성장축을 세워야 한다. 호황을 기록으로 남길지,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만들지 오늘 발표된 두 기록적인 수치가 우리에게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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