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호재에 주차장 40% 선점
임대료 2배·매각가 80% 인상
법원 "시장 위험 감수한 적법 거래"
중국의 한 여성이 아파트 단지 주차 공간 196면을 한꺼번에 사들인 뒤 임대료와 매각 가격을 크게 올리면서 주민들과 법적 분쟁을 벌인 사연이 전해졌다. 당시에는 수요가 크지 않았던 주차 공간을 대규모로 선점한 뒤 주변 개발에 따른 가치 상승을 예상한 투자였는데, 실제로 입주민이 늘면서 주차 수요가 급증하자 갈등이 본격화됐다. 법원은 주민들의 문제 제기에도 해당 거래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개발 호재에 베팅…입주민 늘자 가치 급등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사건은 중국 후난성 창사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졌다. 이 단지는 2018년 준공 당시만 해도 투자 매력이 크지 않은 곳으로 평가됐다. 상가와 학교, 대중교통 등 주변 생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았고, 아파트뿐 아니라 주차 공간에 대한 수요도 높지 않았다.
하지만 여성 우씨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현지 당국이 추진하는 지역 개발 계획을 살펴본 뒤 향후 주변 인프라가 확충되고 아파트 단지의 가치 역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마침 시행사가 자금난을 겪고 있던 상황도 기회가 됐다. 우씨는 시행사로부터 주차 공간 196면을 한꺼번에 1400만 위안(약 27억원)에 매입했다. 단지 전체 주차 공간의 약 40%에 달하는 규모였다.
당시 다른 입주민들에게도 주차 공간을 구매할 기회가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우씨의 판단은 이후 현실이 됐다. 주변 지역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아파트가 잇따라 팔렸고, 입주민이 늘어나면서 주차 공간에 대한 수요 역시 빠르게 커졌다. 초기에는 남아돌던 주차 공간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상 희소한 자산으로 바뀐 셈이다.
임대료 두 배 올리며 갈등…주민들 결국 소송
수요가 늘자 우씨는 자신이 확보한 주차 공간에 주차 잠금장치를 설치해 다른 사람이 임의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일부 공간은 월 500위안(약 10만원)에 임대했다. 이는 2018년 당시 시행사가 책정했던 임대료의 두 배 수준이었다.
주민들은 임대료를 월 300위안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했지만 우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에는 주차 공간 자체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 수익을 확대하려 했다.
우씨가 내놓은 매물 가격은 한 면당 약 10만 위안(약 1900만원)이었다. 일부 주차 공간은 최초 매입 가격보다 최대 80% 높은 가격에 판매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의 반발이 커진 것은 이때부터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처음 구매할 수 있었던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주차 공간을 되팔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파트 주차장은 일반적인 투자 상품과 달리 입주민들의 일상적인 주거 환경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대됐다. 주차 공간이 부족한 주민들이 있는 상황에서 한 개인이 상당한 물량을 보유한 채 임대료와 매각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였다.
결국 일부 주민들은 집단으로 우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주차 공간이 아파트 단지의 필수적인 부대시설인 만큼 개인이 대량으로 매입한 뒤 재판매해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법원에 우씨와 시행사 사이에 체결된 주차 공간 매매 계약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원 "주민도 살 기회 있었다"…우씨 손들어줘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주민들의 주장과 달랐다. 창사시의 한 법원은 2024년 2월 우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시행사가 당시 주차 공간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아파트 입주민들에게도 구매 기회를 제공했지만, 주민들이 이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삼았다.
법원은 우씨가 다른 주민들이 감수하지 않았던 시장 위험을 떠안고 자금을 마련해 대규모 주차 공간을 매입했다는 점도 고려했다. 당시 수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해당 거래를 위법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적으로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의 수를 별도로 제한하는 규정 역시 없다고 봤다.
결국 당시에는 수요가 낮아 외면받았던 자산에 선제적으로 투자했고, 이후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가치가 상승했다는 점이 법원의 판단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위험을 감수한 투자와 입주민의 주거 편의 사이에서 법원은 전자의 재산권을 인정한 셈이다.
"투자 감각 뛰어나" vs "주민 주차권 우선해야"
이 사건은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다. 우씨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시행사가 처음부터 다른 주민들에게도 주차 공간을 살 기회를 열어뒀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누리꾼은 "시행사가 다른 주민들에게도 주차 공간을 살 기회를 줬지만 주민들이 사지 않았으니 여성에게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우씨에 대해 "돈이 많을 뿐 아니라 투자 감각도 뛰어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시에는 가치가 낮아 보였던 자산의 미래 수요를 예측하고 과감하게 매입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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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주민들의 입장에 공감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아파트 주차 공간은 입주민의 주차 편의를 우선해야 한다"며 "주차할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있는데 일부 공간이 비어 있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이 매매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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