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수막, 매번 새로 만들어야 하나"…정창수 강북구청장의 '작지만 확실한' 100일
생활 속 관행 고치는 '소확행'
출산선물·한부모 감면·경로당 부식비 손질
서울 강북구의 정창수 구청장이 8일 민선 9기 취임 100일을 맞았다. 정 구청장은 행정 현장의 작은 관행부터 고쳐 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이런 변화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확행'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해 왔고, 그 이야기는 24편까지 이어졌다. 흔히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말에 '작지만 확실한 행동'이라는 의미를 새로 붙였다.
시작은 회의장 현수막 한 장이었다. 취임 후 처음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정 구청장은 회의장 정면에 걸린 현수막에 '1회'라는 숫자가 적힌 것을 봤다. 회의가 열릴 때마다 '2회' '3회' 현수막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회의실에는 이미 프로젝터와 화면이 설치돼 있었다. 정 구청장은 "저 현수막, 회의할 때마다 새로 만들어야 하나"라고 물었고, 꼭 필요한 현수막만 남기고 반복되는 회의와 행사는 화면을 활용하도록 했다. 그가 올린 첫 번째 소확행이다.
구청장실도 손대지 않았다. 정 구청장은 취임 후 구청장실 인테리어와 집기를 새로 들이지 않고 기존 시설을 그대로 쓰고 있다. 충분히 쓸 수 있는 것을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출입문 유리창을 가리고 있던 시트지는 떼어내게 했다. 구청장실부터 열어 주민과 더 가까이 소통하겠다는 취지라고 구는 설명했다.
주민에게 시원한 물을 건네는 방식도 바뀌었다. 구는 여름철마다 나눠주던 페트병 생수 대신 지난 9월 우이천 벌리교 인근 황톳길에 냉수와 얼음을 받아 마실 수 있는 '강북 오아시스'를 설치했다. 주민편의는 높이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은 줄였다.
복지 제도도 받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다시 살폈다. 구는 출산가정 지원 물품에 실용성을 이유로 넣어 온 종량제봉투가 '축하 선물'의 취지에 맞는지 재검토했다. 그 결과 부모가 필요한 아기용품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바꾸기로 하고, 내년 시행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정 구청장은 강북웰빙스포츠센터를 방문해 이용료 감면 현황을 살피다가 고령자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은 혜택을 받지만 한부모 가족은 대상에서 빠져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한부모 가족도 공공시설 이용료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어르신 지원도 생활 가까운 곳에서 출발했다. 구는 물가가 올라 반찬 마련이 빠듯하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경로당 부식비를 늘렸고, 어르신들의 청소 부담을 덜기 위한 경로당 대청소도 준비하고 있다.
경로잔치에서는 직접 무대에 올랐다. 정 구청장은 퇴근 후 아내와 동네 노래방을 찾아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골라 연습했다. 반짝이 재킷도 직접 마련했다. 잔치 당일 그가 노래를 부르자 한 어르신이 무대 앞으로 나와 정 구청장의 손을 잡고 함께 노래를 즐겼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 진행 중이다. 출산 선물 개선은 내년부터 적용되고, 경로당 대청소는 준비 단계다. 주민들이 변화를 실제로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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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구청장은 "행정 현장과 주민 생활 속에서 당연하게 지나쳐 온 것들도 한 번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며 "바꿀 수 있는 것은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고, 작은 변화라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작지만 확실한 행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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