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뉴스 '2026 톱 200 컬렉터' 발표
김웅기·서경배 2022년부터 5년 연속…이서현 지난해 이어 선정
한국 근현대·현대미술·전통미술까지 서로 다른 컬렉션
뉴욕 기반 한국계 컬렉터 이미영·닐 심킨스도 이름 올려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올해도 세계 미술시장의 주요 컬렉터 200명에 이름을 올렸다. 세 사람 모두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지만 한국 근현대미술부터 국내외 현대미술, 한국 전통미술까지 서로 다른 수집의 색깔을 보여준다.
미국 미술전문지 아트뉴스는 6일(현지시간) '2026 톱 200 컬렉터(Top 200 Collectors)' 명단을 공개했다. 아트뉴스가 1990년부터 매년 발표해 온 명단으로, 올해는 이 사장과 김 회장, 서 회장을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월턴 가문 등이 포함됐다.
한국 기반 컬렉터 세 사람은 지난해에 이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김 회장과 서 회장은 2022년부터 5년 연속 선정됐고, 이 사장은 지난해 처음 합류한 데 이어 2년 연속 명단에 들었다.
아트뉴스가 분류한 이들의 수집 분야도 뚜렷하게 갈린다. 김 회장은 '한국 근현대미술', 이 사장은 '현대미술', 서 회장은 '한국 전통미술과 한국 및 해외 동시대미술'을 주요 수집 영역으로 두고 있다.
김 회장의 컬렉션을 상징하는 작품은 김환기의 1971년작 '우주(05-IV-71 #200)'다. 김환기의 유일한 두 폭짜리 대작이자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수수료를 제외하고 당시 환율로 약 132억원에 낙찰됐으며, 수수료를 포함한 최종 거래가는 1억195만5000홍콩달러였다.
김 회장은 김환기를 비롯해 한국 근현대미술의 주요 작품과 구사마 야요이 등 해외 작가 작품을 수집해왔다. 개인 수집에 그치지 않고 2022년 서울 강남에 전시공간 S2A를 열었으며, 올해 이름을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로 바꿨다.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열린 '한국현대회화 하이라이트: 모더니즘과 도전'에서는 '우주'를 비롯해 김창열·이우환·박서보·정상화 등 한국 현대미술 거장 14명의 작품 25점을 선보였다.
이 사장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수집 유산을 잇는 현대미술 컬렉터로 소개됐다.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리움미술관 운영에도 지속적으로 관여해왔다. 아트뉴스는 지난해 이 사장을 처음 명단에 올리면서 이 선대회장이 남긴 방대한 한국 고미술과 현대미술 컬렉션을 언급하며 그의 수집 활동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리움은 이건희 컬렉션의 기반 위에서 한국 고미술과 국내외 현대미술을 함께 다루는 대표적인 사립미술관으로 자리잡았다. 이 사장은 2018년부터 미술관 운영위원회를 이끌며 전시 기획과 운영에 참여해왔다.
서 회장의 수집 범위는 세 사람 가운데 가장 넓다. 아트뉴스는 한국 전통미술에서 국내외 동시대미술까지를 주요 수집 분야로 분류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의 뿌리는 1979년 문을 연 태평양박물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성과 차, 도자·공예 등 한국 전통미술에서 시작해 이후 국내외 현대미술로 수집 영역을 넓혔다.
해외 미술관을 통한 한국 미술 지원도 이어왔다. 아모레퍼시픽은 201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에 한국 현대미술 작품 구입 기금으로 5년간 매년 20만달러씩 총 100만달러를 지원했다. LACMA도 당시 이를 한국 현대미술 컬렉션 확충을 위한 기금으로 공식 발표했다.
한국계 미국인 컬렉터 이미영씨와 남편 닐 심킨스도 올해 명단에 포함됐다. 뉴욕을 기반으로 현대미술을 수집하는 두 사람은 작품 구입뿐 아니라 미국 주요 미술관의 전시와 작품 수집을 지원해왔다. 이미영씨는 현재 휘트니미술관 이사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부부는 2026 휘트니비엔날레 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도 참여했다.
두 사람이 휘트니에 기증하거나 구입을 지원한 작품에는 제니퍼 패커, 머넷 라슨, 라일 애슈턴 해리스 등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이 포함돼 있다. 한국과 아시아계 작가를 포함한 동시대미술을 꾸준히 수집·후원해온 컬렉터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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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명단은 개인의 구매력만큼이나 컬렉션이 미술관과 전시, 작가 지원으로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한국 기반의 세 컬렉터 역시 수집 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리움미술관과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등 각자의 문화예술 플랫폼을 통해 소장품과 후원을 공공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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