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현장 혼란 질타
전수조사 대신 선별조사 제안에 "살펴보겠다"
"일반적·관행적 위반 처분 안해…농민 땅 몰수할 계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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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 중인 농지 전수조사가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하루 종일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충분한 준비 없이 조사를 밀어붙여 농민 불안을 키웠다고 비판했고, 여당에서도 현장 혼란에 대한 정부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관행적 위반은 처분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수조사 방식을 비경작·투기 의심 농지 중심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조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대다수 일반적이고 관행적인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처분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의 땅을 몰수할 계획도, 그럴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처분 대상으로 보는 것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한 경우, 농업법인이 부동산업을 하는 경우 등 투기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례다. 이 경우에도 곧바로 처분하지 않고 충분한 소명 절차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여야 모두 조사 과정에서 농민들의 불안을 키운 정부 대응을 문제 삼았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농민들이 "평생 일궈온 땅을 강탈당한다"는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농지조사를 둘러싼 왜곡된 정보가 확산하는 과정에서 농식품부의 설명과 현장 대응이 부족했다고 질타했다.

조사 범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이 의원이 전체 농지를 조사하는 대신 비경작 농지와 수도권 투기 목적 농지를 중심으로 조사하는 방안을 제안하자 송 장관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이 전수조사를 중단하고 농지법 개정이나 특별조치법 등 제도 정비를 먼저 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송 장관은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농지 전수조사는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가 투기 대상이 되면서 가격이 높아졌다며 전수조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본격화됐다. 정부는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를 대상으로 1차 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136만㏊ 가운데 30만㏊에서 소유 제한 위반이나 불법 임대차·전용, 무단 휴경 등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농민의 땅을 빼앗는다'는 주장이 확산하자 정부는 투기 목적이 아닌 구두 임대차와 고령농의 휴경 등 경미한 위반에는 자진 정비 기간을 부여하고 정상화할 수 있도록 특별조치법을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조사 이후 농지를 처분하려는 농민을 받아줄 제도적 준비가 충분했는지를 놓고도 지적이 이어졌다. 송 장관은 농지은행과 농지연금의 내년도 예산을 늘렸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인정하고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추가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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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완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조사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 6일 농지 전수조사가 충분한 준비와 정책적 숙고 없이 추진돼 현장의 불안과 사회적 혼란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관행적·경미한 위반을 정상화하는 제도 정비를 조사보다 먼저 추진했다면 논란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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