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 효과 다소 낮지만 가격·내약성 강점
후발주자 가격 전략에 기존 제품 대응도 주목

국산 1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인 한미약품의 '에페오토인젝터주(에페)'가 이르면 이달 말 출시되면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에페는 경쟁 제품인 위고비·마운자로와 비교했을 때 체중 감소 효과가 다소 낮지만 위장관 부작용이 적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돼 가격 대비 효과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10만원대 후반' 에페 나온다…위고비·마운자로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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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약 허가를 받은 에페의 최저 용량(2㎎) 4주분 공급가는 10만원대 후반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페는 2㎎으로 시작해 12주에 걸쳐 4·6·8㎎으로 단계적으로 용량을 늘린 뒤 10㎎을 유지 용량으로 투여하는 방식이다.

최저 용량 기준 위고비의 공급가는 21만6000원, 마운자로(2.5㎎)는 27만8000원이다. 에페가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 출시될 경우 후발주자로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자부심을 갖고 개발한 제품인 만큼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는 것은 꺼리는 분위기"라며 "가격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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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가격 책정에 신중한 것은 비만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인 체중 감량률이 경쟁 제품보다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식약처 허가사항에 따르면 에페 투여군의 40주 평균 체중 감량률은 9.02%다. 중도 탈락자까지 반영한 수치로 회사가 지난해 10월 공시한 9.75%보다 다소 낮아졌다. 위약군의 감량률은 0.89%,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 비율은 75.05%였다.

같은 방식으로 산출한 대표 임상 결과에서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평균 체중 감량률은 각각 14.9%(68주), 20.9%(72주)였다. 한국인과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위고비 임상에서도 감량률은 13.2%(68주)로 에페보다 높다. 다만 투여 기간이 비슷한 임상과 비교하면 격차는 좁혀진다. 한국·중국 등에서 44주간 진행한 위고비 임상에서 위약 대비 추가 감량 폭은 8.5%포인트로 에페(8.13%포인트)와 비슷했다.


장기 투여 효과도 향후 환자의 선택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페의 임상은 위약 대조 기간 40주에 공개 연장 기간 24주를 더해 총 64주간 진행됐다. 허가사항에는 64주까지 체중 감소 수준이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기재됐는데, 40주 이후 추가 감량 폭은 공개되지 않았다.


에페의 강점은 내약성과 공급 안정성이다. 40주간 에페 투여군의 구역 발생률은 16.6%, 구토 발생률은 11.6%였다. 위고비는 68주 임상에서 오심 발생 43.9%, 구토 24.5%를 보였다. 위장관 부작용으로 투약을 중단한 비율도 에페는 1.2%, 위고비는 4.3%였다. 유지 용량에 도달하는 기간은 12주로 위고비(16주)보다 짧다. 경기도 평택의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한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위고비는 2023년 4월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물량 부족으로 출시까지 1년6개월이 걸렸다.


다만 안전성 측면에서는 심박수 증가폭이 경쟁약보다 컸다. 에페 투여군의 심박수는 40주간 분당 평균 6.8회 늘었다. 위고비의 심박수 증가 폭은 분당 평균 3회, 마운자로는 당뇨병 환자 대상 3상에서 최대 3~5회다. 심장 기능이 약한 환자에게는 처방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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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의 대응도 에페의 시장 안착 여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8월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출시를 앞두고 위고비 저용량의 공급가를 42% 내렸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시장은 후발주자가 가격을 낮추면 기존 제품도 가격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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