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살리려고 다이소를 없앤다" 주장 일파만파…팩트체크해 보니[Why&Next]
공정위, 다이소 불공정 거래 혐의 현장조사
SNS서 번진 '중국 플랫폼 지원설'
알리·테무 이용자 수는 오히려 감소
과거 쿠팡 사태까지 재조명…'규제 형평성' 제기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자신의 소설미디어(SNS) 계정에 올린 글이 주목을 받았다. 공정위가 지난달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를 불공정 거래 혐의로 조사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알리·테무를 살리기 위해 다이소를 압박한다"는 주장이 확산되자, 주 위원장이 직접 나서"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한 것이다.이재명 대통령까지 "국정을 방해하는 허무맹랑한 허위사실유포에는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경 주문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당시에도 이재명 정부의 친중 성향 논란이 벌어진 데 이어 '10대들의 놀이터'로 불리며 폭풍 성장한 다이소까지 정치갈등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한 달 지난 공정위 다이소 조사 이제야 해명…왜?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주병기 공정위원장의 글을 공유하며 "허위사실 유포에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권재희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1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주 위원장은 지난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공정위의 다이소 조사, 해외 플랫폼 편들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라며 "공정위가 알리·테무를 살리기 위해 다이소를 압박한다는 주장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익명 제보와 실태 조사 결과 등을 통해 불공정 거래 혐의가 포착된 업체들을 조사했으며, 목적은 중소 납품업체 보호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공정위의 다이소 추가 조사는 지난달 8일으로, 주 위원장의 해명은 한 달 가량이 지나 올라왔다. 주 위원장의 뒤늦은 해명은 주요 SNS를 중심으로 "알리·테무 살리려고 다이소를 없앤다"는 주장이 일파만파 퍼지면서다. 이 게시물은 게시 후 하루도 채 되지 않아 1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보배드림 등 주요 커뮤니티로 재확산됐다. 유튜브 쇼츠 등으로도 재가공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주 위원장의 직접 해명에 이어 이 대통령도 다음 날인 6일 주 위원장의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국정을 방해하는 허무맹랑한 허위사실 유포에는 엄정하게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원장과 이 대통령의 이같은 게시물은 다이소의 불공정거래 혐의를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공정위가 지난달 8일 서울 강남구 아성다이소 본사에서 진행한 현장조사는 올해 4~5월 조사에 이은 보완조사다. 당시 조사에서는 다이소 외에 올리브영과 무신사, 롯데하이마트 등도 조사대상이었다. 지난달 10일에는 올리브영도 추가 현장조사가 이뤄졌다.
다이소에 적용된 혐의는 정당한 사유 없는 상품 반품, 납품업체에 대한 경제적 이익 요구, 판촉행사 비용의 부당한 부담 등이다. 대규모유통업법 제10조는 정당한 사유 없는 반품을 금지한다. 제11조는 납품업체에 판촉비를 부담시키려면 사전에 서면으로 약정하도록 하며, 부담 비율도 원칙적으로 50%를 넘지 못하도록 한다. 공개된 조사 내용의 초점은 소비자 가격보다 납품거래에 맞춰져 있다.
쿠팡 때도 알리·테무 지원설 나와…美 의회서도 '규제 형평성' 문제 제기
국내 유통업체에 대한 정부 대응을 '중국 플랫폼 밀어주기'로 연결한 주장은 다이소가 처음은 아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둘러싸고도 일부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부가 중국 플랫폼을 돕기 위해 쿠팡을 공격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의 쿠팡 대응을 '친중' 성향과 연결하거나 중국 기업을 위한 경쟁사 압박으로 해석한 것이다.
실제로 이같은 주장은 쿠팡 사태와 관련한 미국 의회에서 제기된 바 있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 공화당 측은 "한국 정부가 중국 경쟁사에 이익을 주기 위해 미국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의 쿠팡 조사와 제재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문제로 연결한 것이다.
최근에는 쿠팡과 중국 플랫폼을 직접 비교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존 물레나 미 하원 중국특위 위원장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이 개인정보·소비자 보호·사이버 보안·제품 안전 관련 위반 의혹에 대응하면서 쿠팡보다 알리와 테무에 관대한 법 집행을 한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국내에서 영업하는 모든 기업을 규제 당국이 공정하게 대우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이소 조사로 반사이익?…알리·테무 이용자 수 오히려 감소
5000원 미만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다이소는 '초초저가' 가성비 직접구매(직구) 플랫폼으로 성장한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 및 테무와 고객층이 겹치면서 이같은 주장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치 갈등도 여권을 향한 친중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은 정부여당의 친중세력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쏟았다. 여론도 비슷하다. 시사인이 지난 6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평가에서 '친중 정책을 추진한다'는 동의 응답은 절반(51%)에 이른다. 특히 18~29세 남성의 동의 응답은 66%에 달했다.
다만, 다이소에 대한 공정위 조사가 알리와 테무의 이용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다이소에 대한 추가 조사가 있었던 지난달 알리·테무의 앱 이용자는 전월대비 줄었다. 와이즈앱·리테일의 9월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알리 908만6787명, 테무 837만2790명으로 각각 4.6%, 4.4% 감소했다.
중국 e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공정위 제재도 있었다. 지난해 6월 공정위는 테무의 표시광고법 및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과징금 3억5700만원과 과태료 100만원,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 선착순 1명에게만 닌텐도 스위치 등을 999원에 판매하면서 여러 명이 혜택을 받거나 확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한 행위가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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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에는 알리익스프레스 계열사인 오션스카이와 MICTW에 허위 할인 광고로 총 20억9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실제 판매된 적 없는 가격을 정가로 제시한 뒤 크게 할인하는 것처럼 광고한 것이 문제였다. 운영사 등의 신원정보 미표시와 판매자 정보 미제공에도 시정명령과 과태료가 부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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