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해수위 국감서 질타
산란계협회 가격 고시 담합 규정
"정부가 프레임 정해놓고 제재"

정부가 올해 달걀 가격 상승의 원인을 둘러싸고 생산자단체의 담합 행위를 문제 삼아 징계한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결론을 정해놓고 진행된 폭력적인 과정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산란계협회가 제공해 온 계란 가격 고시 행위가 물가 상승의 주범이라는 프레임을 정해놓고 과징금과 법인설립 허가 취소라는 제재를 서둘러 진행했다는 것이다.


계란 수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입란을 대량으로 유통하면서 국내 소규모 농가의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측은 생산자단체가 가격 고시를 하지 않는다는 법인 설립 요건을 반복적으로 위반해 내린 조치라며 법정 공방으로 넘어간 해당 사안에 대해 법률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계란 판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계란 판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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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농식품부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산란계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판정과 과징금 부과를 받았고, 농식품부는 아주 발 빠르게 생산자 조직을 해산하는 일련의 조치들이 있었다"며 "농식품부가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한 것부터 담합 결정과 협회에 대한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산지 계란 가격이 오르는 원인을 담합으로 몰고 간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2023년 1월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당시 협회에 계란 산지 가격을 결정·통지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부여했으나 협회가 올해 1월21일까지 지속해서 회원들에게 산지가를 결정·통지했다면서 협회가 법인 설립 허가 조건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지난 7월29일부로 협회에 대한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

공정위도 협회의 산지 가격 고시 행위가 시장 가격 경쟁을 제한하는 담합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난 5월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9400만원을 부과하기로 소회의에서 의결했다. 특정 단체가 앞으로 거래할 가격을 미리 정해 회원들에게 알리면 농가들이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하게 되고 시장 내 가격 경쟁이 줄어 소비자는 공정한 가격의 혜택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농식품부가 대통령 선거 직후인 지난해 6월15일 '산란계협회의 가격 고시 행위가 도매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면서 "공정위는 다음 날 오전 현장조사에 나섰고, 같은 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계란 담합 조사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됐는데 이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계란 가격 인상 요인이 '그동안 협회가 해왔던 가격 고시 행위가 담합이다' '물가가 오르는 주범이다'라고 프레임을 짜놓고 정부가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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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의원은 또 "생산자 조직의 가격 고시 기능은 담합으로 몰면서 농식품부는 수급 부족 문제를 수입으로 해결하려고 했고 기업형 법인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풀려고 했다"며 "결국 국내 생산 기반은 철저히 짓밟고 소규모 농가들의 몸부림은 각종 규제로 단속하면서 기업형 업자에는 문호를 열어주고 규제를 풀어달라고 지방 정부를 찾아다니면서 호소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와 공정위가 산란계협회에 내린 이 같은 처분은 협회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잇달아 인용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와 별개로 농식품부와 공정위의 처분 자체가 위법이라는 내용의 본안 소송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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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임 의원의 지적에 대해 "국민들이 계란값이 비싸고 물건이 없어서 죽겠다고 하는 상태였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계란을 수입한 것이지, 우리 농가를 짓밟는다는 표현은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산란계협회는 여러 차례 경고에도 당초 설립 취지에 반하는 행동을 반복해 해산 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이 부분은 철저히 법률적으로 대응을 하면서 우리 농가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계속해서 협력적으로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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