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수소환원제철·하이닉스 탈탄소전환 구축
민간 총 220조 규모 정부 10년 전략에 동참
해상풍력·SMR·전력망·히트펌프까지 프로젝트 본격화
삼성전자, LG전자, 한화큐셀,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정부의 한국형 녹색전환(K-GX)에 맞춰 총 220조원 규모로 친환경 기술 투자와 사업 확대에 나선다. 향후 10년을 목표로 차세대 태양전지와 수소환원제철부터 히트펌프를 활용한 주거 난방 전기화까지 탄소 감축을 위한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재정경제부 및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부처는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민보고회를 열고 K-GX 전략을 발표했다. 주요 기업들도 이 자리에서 분야별 녹색전환 추진 계획과 구체적인 사업 로드맵을 공개했다.
한화큐셀 "탠덤 태양전지 2028년 말부터 양산"
한화큐셀은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를 2028년 말부터 본격 양산한다. 충북 진천에 연산 1기가와트(GW) 규모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2028년까지 국내외 실증과 양산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탠덤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신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적층하는 방식이다. 서로 다른 파장대의 빛을 흡수해 전기로 바꿀 수 있어 같은 면적에서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발전 효율을 끌어올려 발전단가를 낮추면서 제한된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한화큐셀은 탠덤 태양전지를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을 비롯해 위성,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박승덕 한화큐셀 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연간 1GW 규모 탠덤 모듈을 보급할 경우 매년 약 60만톤(t)의 탄소 배출을 줄이고 약 1000명의 일자리와 1조원대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화큐셀의 축적된 태양광 기술과 제조역량을 바탕으로 탠덤기술 양산화를 통해 정부의 녹색 대전환 정책을 조기에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 "동남권 수소환원제철 설비 구축"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을 중심으로 녹색전환에 속도를 낸다. 철강산업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5%를 차지하는 만큼 기존 고로 중심 생산방식을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24시간 멈추지 않는 수소환원 제철소에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청정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저탄소 철강의 환경적 가치를 경제적으로 인정해 주는 그린 프리미엄 시장도 형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올해 광양제철소에서 연산 250만t 규모 대형 전기로를 가동한 데 이어 포항에서는 연산 30만t 규모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설비를 착공했다. 2028년까지 실증설비를 준공하고 2030년 이내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 상용 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포항을 중심으로 울산 산업단지까지 연결하는 동남권 클러스터도 구축한다. 인근에서 생산한 청정수소를 제철소에서 활용하고 저탄소 철강 생산과 수요까지 연결하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동남권에서 약 6조원의 경제적 효과와 1만1000명의 고용 창출, 연간 56만t의 추가 탄소 감축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에는 이 모델을 광양을 중심으로 한 서남권으로 확대한다. 동남권과 서남권의 수소환원제철 생태계가 구축되면 철강산업에서 약 100만t의 청정수소 수요가 발생하고 연간 1400만t 규모의 추가 탄소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포스코는 내다봤다.
삼성·LG "대용량 히트펌프 개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주거 공간의 난방을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전환하는 히트펌프 시장 확대에 나선다. 국내 주택 난방에서 가스보일러 등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만큼 히트펌프 보급을 늘려 건물 부문의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히트펌프에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결합한 '에너지 자립형 모듈러 주택'을 앞세운다.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해 ESS와 축열 시스템에 저장하고 가전제품과 전기차, 히트펌프가 이를 사용하도록 하는 구조다. 홈에너지관리시스템이 에너지 생산·저장·소비를 통합 관리한다.
LG전자는 창원공장을 기반으로 국산 히트펌프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제주 공동주택에서 진행한 냉난방 전기화 실증을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후 분산에너지 특구와 전남 지역 청년주택 등에 에너지 자립형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장기적으로 공공임대와 민간 공동주택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
LG전자는 건물 난방의 전기화를 통해 2035년까지 2024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약 300만t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성 LG전자 ES(에코솔루션)사업본부장 사장은 "국가적으로는 에너지 저장과 수요 반응 연계로 재생 에너지 수용성을 높여 전력계통 안정화에 기여하고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통해 탄소 중립 주거 환경이 실현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대외협력(CR) 사장은 "단독주택과 달리 전체 주거형태 65%가 아파트인 우리나라에서 에어컨과 히트 펌프를 함께 설치하기에 실외기 기실이 너무 좁다"며 "이런 어려움을 푸는 한국형 해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국내 주거 형태에 맞춘 아파트용 냉난방 일체형 히트펌프를 확대한다. 실외기 한 대로 여름철 냉방과 겨울철 바닥난방, 온수 공급까지 처리하는 방식이다. 에어컨과 히트펌프를 각각 설치하는 것보다 설치 공간을 46% 줄일 수 있다.
여름철 실외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온수 생산에 활용해 전력 사용량을 약 20% 줄이는 기술도 적용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스마트싱스와 연동하고 장기적으로 태양광과 ESS, 가전제품까지 연결해 주택의 에너지 사용을 통합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생산 기반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히트펌프의 국내 생산을 시작했으며 약 40개 협력사와 공급망을 구축한다. 국내 기후 환경에 맞는 설계·설치 기준을 마련한 뒤 탄소제로 아파트에서 실증하고 일반 주택과 공공건물까지 보급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하이닉스 '탈탄소전환센터'·현대차 '친환경차 전환'
반도체, 자동차 등 분야에서도 녹색전환에 동참한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과정의 탄소 저감을 위한 탈탄소전환센터를 구축한다. 경기 용인에 AI 인프라와 반도체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탈탄소전환센터를 올해 말 설립하고, 반도체 공정 전반의 탄소저감 기술 개발·실증에 나선다. 중소 협력사의 탄소경쟁력 강화도 지원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울산·화성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와 핵심부품 생산 및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지원하고 2035년까지 국내 신차 판매의 70%를 친환경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기차 핵심부품의 성능 고도화와 희토류 배제형 구동모터 등 공급망 안정화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태양전지 시장 공략에 나선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를 결합한 탠덤셀·모듈 상용화를 2030년까지 추진한다.
GS엔텍과 한화오션 등은 해상풍력 공급망 확대에 참여한다. GS엔텍 등 7개사는 해상풍력 핵심부품 생산기반을 구축해 2030년까지 수출 전초기지로 육성한다. 한화오션은 대형 해상풍력 설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5MW급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박을 2028년까지 건조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생산기지 구축에 나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에 SMR 파운드리 전용공장을 구축해 2026~2030년 연간 20기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한수원은 680MW급 SMR 1기와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사라진 거 아니었나? 확진자 무서울 정도로 급증"...
대한전선 등 전력기기 기업들은 차세대 전력망 시장을 겨냥한다. 대한전선 등 5개사는 변압기와 전선 등 차세대 전력기자재의 기술 개발과 생산설비 확대에 나서며, 2035년까지 관련 생산기반을 확충한다. 정부는 GW급 대용량 HVDC 해저케이블 핵심기자재 국산화도 추진한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